⓶동별로 시행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본격 가동

▲ 매달 위기가정을 선정해 청소를 실시하고 있는 탄현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

[고양신문] 복지 사각지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위기가정을 발굴하기 위해 동 단위로 실행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올해부터 본격 가동된다. 고양시는 지난해 9개 동을 시범 운영했고 올해는 전체 39개 동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사례를 통해 ‘동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활동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독거노인·장애인 가정 매달 순회방문
지난 6월 탄현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동협의체)가 올해 공식적인 첫 일정으로 지역의 독거노인(78세, 남) 가정을 방문해 청소를 하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재혁 탄현동장을 비롯한 협의체위원들은 지역 내 위기가정을 면밀히 검토해 당장 지원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을 후보군으로 올린 후 해당 독거노인을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 가정방문은 협의체위원들의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이후 7월에는 협의체 정기회의 결의에 따라 복지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협의체 차원에서 ‘복지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또한 두 번째 방문할 위기가정으로 저소득층 장애인 가정을 선정했으며, 봉사단을 꾸려 삼계탕을 배달하고 집안 청소를 실시했다.

이재혁 동장은 “실제로 위기가정을 방문해 보니 이들 가정에 가장 힘이 됐던 것은 우리같은 이웃들이 방문해 대화해 줬던 것”이라며 “외출이 쉽지 않고 친구가 없는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의 경우 어려운 일이 있어도 누구에게 알릴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에 방문할 위기가정으로는 청소년가정과 장애인가정 중 한 곳을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이 또한 협의체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정기회의에서 지원가정을 결정한다.

 “현장 방문보다 중요한 건 없어”
탄현동 협의체위원은 총 13명이다. 협의체는 ‘민간’위원장과 ‘공공’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동협의체의 공공위원장은 동장이 맡고 복지관련 공무원도 2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 외 10명은 모두 민간위원들로 주로 복지관련 시설관계자와 종교단체 관계자로 구성됐다.

탄현동 협의체의 가장 모범적인 점은 정기적으로 현장을 찾아 해당 가정에 대한 사례관리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협의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혁 동장은 “동협의체의 기본활동은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부족한 복지인력과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업무 과다로 현장 방문이 사실상 불가능했는데, 동협의체를 통해 위원들이 위기가정을 둘러봄으로써 복지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탄현동은 지난 6월부터 매달 한 가정 이상을 방문해 특정 위기가정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방문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와 비수급자를 가리지 않는다. 사례별로 너무 다양한 위기가정이 분포하기 때문에 위기가정을 어느 한 축으로 놓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탄현동 협의체위원들의 봉사활동 모습.

 


복지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 기대
최도철 탄현동협의체 민간위원장은 사회복지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부족한 것은 ‘지역복지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가정에 복지자원이 제대로 배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보가 부족해 그 자원들이 일부에게만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협의체위원과 관련 공무원이 위기가정을 찾아내 필요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고리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탄현동에 동협의체가 꾸려지면서 얻은 성과 중 하나는 지역의 복지단체와 원만한 협조가 이뤄지면서 적재적소에 쓰일 복지자원이 늘었다는 점이다. 협의체위원은 복지사각지대 가정을 찾아내는 역할도 하지만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민간자원을 끌어들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위원들 대부분이 복지관련 단체 전문가들로 구성됐거나 지역 인맥이 넓은 이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탄현동의 경우 위원들과 공무원들이 복지 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공무원의 자발적 노력으로 활력 얻어
복지와 관련해 탄현동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이는 주민복지팀을 이끌고 있는 안미경 팀장이다. 그는 동협의체 회의와 복지소식지를 만드는 일을 주도하며 아이디어 뱅크로 정평이 나있다.

동협의체 사업이 민간위원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지만 그 방향을 잡아주는 것은 관련 공무원이기 때문에 해당 팀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동협의체 사업은 아직까지도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정부가 시행하는 전국적인 사업으로 현재 지자체별로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관련 공무원과 동협의체위원들도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난감해할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탄현동 주민복지팀이 주도하는 동협의체는 시행 초기지만 상당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해야 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 고민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혁 동장 또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동협의체가 본격 가동되기 전인 올해 5월부터 주민센터 전체직원(14명)에게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해 봉사단을 꾸렸다. 봉사단은 매달 한 번씩 토요일에 위기가정 방문 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주민센터 공무원 전원이 자발적으로 위기가정을 발굴한다는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재혁 동장은 “올해 10월 개최되는 마을축제에는 장애인체험 부스를 만들어 장애 주민들과의 벽을 허무는 인식개선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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