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의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지난 한 해 반 동안 전국의 시도 교육청을 찾아 대담을 나누고 한 교육월간지에 연재했습니다. 2015년 3월, 광주광역시 장휘국 교육감을 시작으로 올해 7월까지 전국 17곳 시도 교육감을 달마다 차례로 만났습니다.  

교육감 대담을 진행하게 된 것은 교육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높은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알다시피 지난 2014년 6월 4일 지방자치선거에 전국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애초 예상 밖으로 교육의 변화와 혁신적인 정책을 내세운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었습니다. 이러한 선거 결과는 투표일 즈음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가 교육의 근본 변화를 요구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꽃 같은 아이들의 희생 속에 탄생한 새로운 교육감들이 정말 다시는 이 같은 불행이 없도록 우리 교육을 확실하게 바꾸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엄중한 요구였습니다. 그래서 그 교육변화의 현장을 찾아가 눈으로 확인하고 귀로 듣고 싶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교육정책과 교육 방향, 각 시도교육청 지역 특성에 따른 교육감들의 공약이나 역점사업이 달라서 대담 내용도 그때마다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다룬 내용은 교육 목표와 방향, 주요 특색사업, 학교 혁신 방향, 교실수업의 변화 양상,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 교육복지, 교육혁신행정 들이었습니다.

교육감들의 교육 공약과 정책 방침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담 과정에서 공통적인 사항이 몇 가지 엿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교육감들이 정치적인 견해 차이는 있어도 교육정책에 관해서만큼은 하나같이 변화를 추구하고 개혁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교육감들은 현재의 시험점수 따기, 대학입시 중심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 나갈 새로운 미래를 위해 교육과정을 다시 짜고 수업을 바꾸는 데 역점을 두면서 학교가 변화의 출발이자 완성이라는 관점으로 교육혁신을 추진해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교실 수업을 학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질문과 토론이 살아 있는 수업을 확산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시도교육청마다 뚜렷하게 남다른 교육 정책과 특색사업도 눈에 띄었습니다. 광주시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 또 다른 부모님 역할을 해 주는 희망교실을 운영하고, 강원도는 놀이헌장을 공포해 학교에서 일정한 놀이시간을 확보해 주기도 했습니다. 세종시는 공립단설유치원을 31곳이나 세워 유아공교육의 밑바탕을 마련하였고, 대구에서는 평생교육을 학부모 교육으로 대폭 바꿔 확대하였습니다. 제주는 소아과전문의를 채용해 학생건강증진센터에서 근무하게 하는 것처럼 지역마다 특성화된 정책을 추진하여 교육만족도를 높이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시도교육청과 교육감들에게 거는 기대만큼이나 지방교육자치가 갖는 한계와 어려움도 눈에 띄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교육부가 갖고 있는 막강한 권한과 충돌하는 문제였습니다. 교육부의 시책을 전국에 획일적으로 시도하려 들 때 생기는 불협화음과 부조화가 그것입니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누리과정 무상보육예산 의무 편성,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같은 것들이 대표 사례입니다. 학생교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중요 사안과 예산에 대해 교육부가 과거 중앙집권적인 방식으로 지시하고 집행을 강요하는 상황에 대해 교육감들은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불만스러워하였습니다. 따라서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와 지방교육자치의 자율성 강화가 시급해 보였습니다.

전국 교육감들과 대담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움도 남습니다. 한정된 시간 때문에 이야기 내용을 충분하게 듣지 못하고 핵심 내용을 추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의 구체적인 진행과정을 자세하게 살펴보지 못하고 실제 학교현장의 변화 모습을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랐습니다.  그래도 교육감들의 교육 철학과 정책을 가깝게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붙이고 싶습니다. 바쁜 가운데도 시간을 내어 대담에 응해 주신 17개 시도교육감님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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