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구 행신동 햇빛마을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 정상근 대표

2008년 대학생 시절, 자신의 세계여행 경험을 담은 『80만원으로 세계여행』을 펴냈던 정상근(33세)씨는 현재 교육봉사단체인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13 사회적기업육성사업으로도 선정된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꿈을 찾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다. 잘하는 것이 무언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 고민해 볼 틈도 없이 내달리기만 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일깨워줄 멘토를 연결해주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가 청소년 진로에 관심을 갖고 사회활동으로까지 연계하게 된 데는 그의 풍부한 여행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1년간 혼자의 힘으로 돈을 벌어가며 30여 나라를 돌아다녔어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해 60번이나 떨어지기도 했죠. 닥치는 대로 일을 했어요. 접시 닦기, 음식점 웨이터, 공연장 스태프로 일하면서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들 정도로 바쁘게 지냈죠.”

여행이라고 하기엔 녹록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에 여행 경비를 더해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값진 경험의 여행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용기와 자신감을 배우고 세계를 품고 왔죠. 여행이야말로 인생의 훌륭한 나침반이라고 생각해요.”

그에겐 중학교 1학년 때의 전국여행도 잊지 못할 여행경험이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에 ‘꽂혀’ 여름방학을 틈타 달랑 4만원을 손에 쥐고 전국여행 길에 나섰다. 외아들의 ‘무모한 도전’을 말릴 법도 한데, 그의 부모는 오히려 “세상을 믿어보라”며 격려를 해줬다. 가출소년이 아니란 문구를 적은 ‘여행노트’도 손에 쥐어줬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그 노트에 좋은 글귀를 적어줬다. 세상에 대한 믿음을 얻은 그는 이후에도 종종 전국여행에 나섰다.

“첫 여행지인 호주 공항에 내렸을 때 그 넓은 땅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한순간 걱정이 밀려오기도 했다”는 그는 “그러나 현지에서 직접 돈을 벌면서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건 돈이 아닌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80만원으로 세계여행』에는 호주에서 하루 4시간 자며 버텨낸 아르바이트 일, 인도 공항에서 납치될 뻔한 사연, 눈사태로 망친 미완의 안나푸르나 등반 등 그의 여행 고군분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출간 후엔 방송에도 출연하고 강연에도 나섰다.

“제가 여행을 통해 배운 것처럼 청소년들에게도 배움을 줄 수 있는 인생의 스승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어요.”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의 주요 교육프로그램은 체계적인 글쓰기, 말하기 교육이다. 이를 통해 각자에게 잠재된 스토리를 찾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전국 단위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은 50명의 교육전문가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무료로 진행된다.

“교육이란 희망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정상근 대표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 나아가 세상과 공동체를 고민하는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게 보람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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