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우 유용우한의원 원장
계속되는 폭염으로 고생했던 여름이 언제였냐는 듯 아침마다 눈부시게 내리쬐는 햇살과 바람을 타고 가을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온도 조절에 취약한 어린이와 호흡기가 좋지 않은 성인들은 감기와 비염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폐렴에까지 이르러 고생하기도 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 좋은 때에 왜 우리 몸은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감기와 비염으로 고생할까?

면역력·대사활동 저하가 감기·비염 유발
환절기는 계절이 변하면서 온도차가 심한 때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체온 조절이 힘든 시기다. 이는 피부와 호흡계에도 많은 부담을 준다. 새벽녘 찬 공기는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피부와 호흡기 점막의 온도 유지를 어렵게 한다. 그에 따라 대사활동과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호흡기와 피부에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 감기, 비염, 피부질환 등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다. 

가을은 우리 몸의 내부 활동성이 왕성한 시기다. 몸의 기운(온도)이 내부에서 활발해 내적 충실도를 높여준다. 즉, 장부의 운동성이 활발해지고 많이 먹고 소화흡수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계절이다. 결실의 시기이며 성장의 시기인 것이다.

몸은 내부의 소화흡수를 우선적으로 조절하고 외부의 변화는 2차적으로 조절한다. 피부는 몸의 외부에서 벌어지는 변화막측함을 내부로 수렴한다. 이때 외부의 일교차로 인해 추위를 느끼고 몸이 움츠러들었을 때 빠른 대응을 못하게 되면서 을씨년스러운 추위를 느끼게 된다. 특히 몸의 순환력이 떨어지고 소화기능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외부의 온도차와 습도차를 더 크게 느끼며 쉽게 감기에 걸리게 된다.

올바른 생활습관이 말단 순환에 중요
우리 몸은 스스로를 조절하고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떤 불균형이 드러나 질병이나 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는 내 몸의 기능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기운의 순환을 방해하는 기체증이다. 일반적으로 기운의 정체가 가장 빈번한 곳이 소화기 장부이다. 소화가 잘 안되고 이상이 있을 때 체기가 있다고 한다. 건강의 지표 중 왕성한 생명력을 대표하는 신호가 식욕이고, 기체증의 가장 대표적인 신호가 체기이다. 그러므로 기체증이 발생하면 식욕이 먼저 감퇴한다. 식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을 때 오래 씹는 식습관을 갖고, 적절한 식이요법을 병행해 기체증을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는 말단 순환이다. 손과 발, 몸 전체로 보면 피부의 활발한 혈액 순환이 외부 환경에 적응할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심폐의 건강과 기초 대사량은 기혈순환의 지표이다. 달리기,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팅, 줄넘기 등을 통한 유산소 운동이나 자갈밭 걷기, 손뼉 치기, 족욕 등을 통해 말초순환을 활발하게 해주자.

숙면은 면역력 높이고 성장에도 도움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우리 몸 건강의 역사도 밤에 이뤄진다. 이론적으로는 해가 떨어지고 2~3시간 후인 9시 전후에 자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현대 생활에서 이를 실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적어도 11시에는 잠을 자도록 하자. 일찍 자고 푹 자면 낮의 부담을 정리하고 활발한 면역작용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발판을 얻게 된다. 숙면은 왕성한 성장 호르몬의 분비로 쑥쑥 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건강을 지키는 도우미를 옆에 두는 것도 좋다. 특히 한방적 진료는 어떤 질환이건 몸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잔소리처럼 들리는 식이요법, 수면, 운동 등을 강조하는 이유다.

글 : 유용우 유용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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