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근 일산경찰서 형사과 강력팀장

10월 21일은 창립 71주년 ‘경찰의 날’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경찰관들의 노고로 우리 일상이 편안해질 수 있다. 일산경찰서형사과 강력팀장 배상근(58세) 경위도 그런 마음으로 32년째 경찰복을 입고 있다.

배 경위는 군에서 제대한 85년, 때마침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대비해 무술 경찰관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접했다. 자격조건은 무술관련 공인 4단 이상. 필기·실기시험을 치러 228명 채용하는데 경쟁률이 무려 28대 1에 달했다.

당시 합기도 4단, 유도 2단이었던 배 경위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첫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서울 기동대에서 훈련과 교육을 받은 그는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 경기장에 기동대원들과 배치돼 두 국제대회가 무사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맡은 책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배상근 경위는 “로열석 근처에 배치돼 사복 차림으로 근무를 했는데, 우리 팀이 이기자 한 방송사가 시민으로 착각하고 인터뷰를 요청해와 난감했던 일이 있다”며 당시 해프닝을 들려줬다. 

88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때는 미사리~잠실 구간을 맡았는데 성화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성화 봉송주자들과 잠실까지 함께 뛰기도 했다.

이후 그는 서대문 경찰서에서 10여 년 동안 교통경찰팀과 강력팀 형사로 근무하다 99년 12월 개서한 일산경찰서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강력팀 근무를 하고 있다.

경찰로 산다는 건 늘 긴장 속에 있다는 것이다.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건 휴일에도 마찬가지다. 항상 주변을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수상한 사람을 보면 신경이 온통 곤두선다. 그런 촉은 빗나가기보다 적중할 때가 더 많다. 

남들이 즐기는 명절연휴에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짜장면으로 배를 채우면서 잠복근무한 적도 많다. 평소보다 몇 배나 고생스럽지만 그러다 범인을 검거하고 나면 뿌듯한 마음에 금세 고생스럽던 일을 까마득히 잊는다. 살해범을 검거할 때는 피해자 가족이 눈에 밟혀 몇날 며칠을 속앓이 하기도 한다. 

오랜 긴장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풀 겸 그는 휴무인 날엔 주로 텃밭에 간다. 텃밭을 한바퀴 돌면서 쑥쑥 자라는 작물을 애지중지 돌보는 재미가 그만이다. 흙내음을 맡으며 얻은 에너지로 다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일한다.

최근 경찰이 되려는 젊은이들이 많아 반갑다는 배상근 경위는 경찰 입문생들에게 “무한한 봉사 정신”을 주문했다. 이어 “얼마 남지 않은 경찰생활이 내 인생에 큰 보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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