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구 주교동 ‘대원콩농장’ 김용산 대표


“팔순이 넘었지만 콩 농사만큼은 청년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김용산(82세) 대원콩농장 대표. 원당농협 조합원인 그는 원당농협이 두부공장을 세워 직접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콩 농사를 짓기로 마음 먹었다.

20여 년 전, 콩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만 해도 쌀보다 콩이 더 비싸 꽤 수익이 높았다. 본격적인 재배를 앞두고는 경기도 화성의 농업기술원까지 가서 콩재배 교육을 받았다. 때론 일주일 동안 농업기술원에서 숙식을 해가며 열심히 배웠다. 

김 대표는 “당시 지역 기후에 맞는 콩 종자를 어떻게 선별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며 “고양에 가장 적합하다고 추천받은 콩이 바로 ‘대원’ 품종”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원 품종을 가져와 농사를 지어 원당농협 두부 재료로 납품을 하기 시작했다. 대원 콩은 다른 콩에 비해 종자가 좀 비싸지만 맛이 달고 고소해 이제껏 대원 콩만 고집해 재배하고 있다. 대원 콩 품질을 알아본 조합원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아예 김 대표가 종자 공급부터 재배법 교육에까지 나섰다. 현재 원당농협 두부는 거의 대부분 대원 콩으로 만든다. 

김 대표는 500평 규모로 농사를 시작해 한때 1만 평까지 넓혔다가 지금은 주교동, 성사동, 사리현동 등에서 6000여 평 규모로 콩 재배를 한다. 

“새벽 5시면 일어나서 콩밭을 한 바퀴 돌며 잘 자라는지 살펴본다”는 김 대표는 ”콩 재배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엔 싹을 틔워 일일이 손으로 심어보고 한편으론 기계로 파종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모종으로 심은 게 수확량이 많았다. 

일손만 넉넉하다면 포트에 콩을 1개나 2개 넣어 싹을 틔운 후 옮겨 심는 게 훨씬 더 수확량이 많은 셈이다. 콩은 뿌리에 서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자체적으로 질소화합물을 합성하고 있기도 하지만 콩 전용 밑거름을 토양에 주면 생육에 도움이 된다. 맑은 지하수를 공급해주는 것도 재배에 도움이 된다. 이렇듯 콩도 수백 번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김 대표는 “콩밭 관리하느라 제대로 멀리 여행 한번 못 갔지만 콩깍지가 노릇노릇 익을 때면 어찌나 기특하고 이쁜지 하루에도 몇 번씩 콩밭에 간다”고 한다.

콩 재배 얘기를 끝없이 풀어내는 김용산 대표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더 맛있는 콩을 재배해서 농협두부용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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