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특혜에 차은택 개입 여부 따라 사업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수 있어

▲ K-컬처밸리 용지 중 숙박시설 용지는 지난 9월 이미 착공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숙박시설 용지 위에는 20층 높이의 호텔과 7층 높이의 공연장이 세워질 계획이다. 사진 = 이성오 기자

 

 

CJ 특혜에 차은택 개입 여부 따라
사업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수 있어  
착공 이뤄져 백지화 어렵다 의견도  

일산동구 장항동 한류월드 부지에 조성되는 K-컬처밸리가 정부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의 최측근인 차은택씨가 주도한 사업으로 전해지면서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컬처밸리가 차은택씨가 초대 본부장으로 있었던 문화창조융합본부가 주도한 프로젝트라는 점, K-컬처밸리 사업자로 CJ가 선정되는 과정에 차은택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K-컬처밸리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K-컬처밸리가 지역발전의 기회인데다 경기도와 사업자인 CJ 간 계약이 이뤄졌고 이미 공사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이 쉽게 좌초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K-컬처밸리 용지는 테마파크 용지, 상업시설 용지, 공연장을 포함한 숙박시설 용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도는 지난 6월 30일 사업자인 CJ E&M 컨소시엄과 용지공급계약 및 1% 대부계약체결을 했다. 경기도는 K-컬처밸리 용지 32만6390㎡(9만8733평)의 73%에 해당하는 경기도 소유의 테마파크 용지 23만7401㎡(7만1814평)에 대해 매년 공시지가(830억원)의 1%에 해당하는 8억3000만원을 사업자로부터 받고 50년간 임대해주는 대부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시공사 소유의 숙박시설 용지 4만7265㎡(1만4298평)와 경기도 소유의 상업시설 용지 4만1724㎡(1만2622평)에 대해서는 사업자에 매각을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한류월드사업단은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는 상업시설 용지 매각대금 1320억원, 숙박시설 매각대금 592억원에 대한 10%의 계약금을 사업자로부터 각각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율 1%를 적용해 공시지가 830억원의 땅을 1년에 고작 8억3000만원만 받고 50년간 대기업 CJ에게 대부한다는 것이 특혜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현재 활동 중인 경기도 K-컬처밸리특혜의혹행정사무조사특위에 속해 있는 이재준 도의원은 대부계약체결에 대해 “대기업인 CJ가 외국자본을 형식적으로 끌어들여 외국인투자 촉진법을 악용함으로써 무늬만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해 연 1%로 공유재산 부지를 빌릴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경기도가 50년 동안 사용권을 CJ측에 헐값에 뺏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율 1%는 외국인투자기업에게 제공하는 최저한도로 외국인투자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체 자본금의 10% 이상 외국인기업이 투자되어야 한다. 500억원의 자본금을 가진 CJ E&M은 지난 6월 싱가포르 회사인 방사완 브라더스가 50억원의 투자를 받아냄으로써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했다.

▲ 경기도시공사 소유의 숙박시설 용지 4만7265㎡(1만4298평)와 경기도 소유의 상업시설 용지 4만1724㎡(1만2622평)에 대해서는 사업자에 매각을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 이성오 기자


경기도 역시 도와 CJ간 대부계약체결 과정에서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K-컬처밸리가 정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계획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되지만 이미 민간기업에 사업 주도권이 넘어갔기 때문에 쉽게 백지화될 수 없는 사업이라는 의견이다. 고광춘 경기도 한류월드 사업단장은 “이미 경기도와 CJ 간에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사업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며 “만약 CJ가 사업을 중단한다면 계약 시 CJ가 지불한 이행부담금(토지가의 10%에 해당하는 토지매매계약금)을 경기도가 몰취할 수 있어 손해를 보게 되는 CJ로서는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CJ E&M 컨소시엄은 K-컬처밸리 조성을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알려졌다. 고광춘 사업단장은 “경기도는 토지를 공급할 뿐 이후 K-컬처밸리 조성을 위한 자금은 사업자가 마련해야 하며 정부나 경기도의 예산은 투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포함한 숙박시설 용지는 지난 9월부터 착공이 되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테마파크 용지와 상업시설 용지는 착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숙박시설 용지에는 20층 높이의 호텔과 7층 높이의 공연장이 세워질 계획이다. 고광춘 경기도 한류월드 사업단장은 “CJ가 미국의 전문회사에 테마파크 설계를 맡겼는데 이 설계가 나온 이후 테마파크 용지는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K-컬처밸리는 오랫동안 침체를 겪은 한류월드 사업 용지에 대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지역발전을 가져오는 기회로 보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현재의 K-컬처밸리 용지는 프라임개발에 의해 대규모 한류 사업 시설 건립이 추진됐지만 사업자의 자금난으로 실패한 이후, 사업자를 찾지 못해 한참 동안 공터로 남아 있던 땅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CJ그룹이 나서면서부터 사업에 탄력받기 시작했다. 한 고양시민은 “주택을 제외하고는 도시 활성화를 위한 시설이 그다지 없는 고양시에 믿을만한 기업이 들어와 K-컬처밸리를 짓는다는 것은 고양시로서는 좋은 기회”라며 “고양시 도의원이 앞장서서 K-컬처밸리 사업에 대해 발목을 잡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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