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롯데호텔 콜드키친 김세한 조리기능장

서울롯데호텔 조리팀 ‘콜드키친’에서 25년째 요리를 하고 있는 김세한(46세) 마스터셰프. 롯데호텔 300여 명 요리사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실력자인 그는 행신동 무원마을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고양시 주민이다.

그는 자신의 음식솜씨를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요리에 관심을 가졌다. 농사일로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7형제 중 다섯 째인 그가 동생들 밥도 해주고 도시락을 싸주기도 했다. 동네에서 솜씨 좋다고 칭찬이 자자하던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맛도 곧잘 냈다. 

그러다 중·고등학생 시절엔 유도선수로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면서 촉망받는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운동과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고3 때 잦은 부상으로 유도를 접어야만 했다. 당시엔 암담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잘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안그래도 늘 마음 한구석에 있던 요리에 대한 꿈이 간절해졌다. 

28년 전 대구 수성 관광호텔 조리부에 들어가면서 그의 요리 인생은 시작됐다. 서울롯데호텔로 자리를 옮긴 건 1992년. 올해로 25년째 몸담고 있는 곳이다.

김 셰프는 양식, 한식 조리기능사 취득은 물론 조리기능장까지 획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 요리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잠을 아껴가며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조리외식경영학과, 석사),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외식조리관리학과, 박사)에서 공부를 마치고 동원대학(호텔조리과)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청운대학교(호텔조리식당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의 요리세상을 보여주는 소믈리에타임즈 모바일사이트 ‘김세한의 서양요리’ 칼럼도 진행하고 있다. 각종 요리대회에서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요리와 강의로 꽉 찬 그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에 집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바쁜 와중에 『새로운 고급서양요리』(2012년), 『새로운 이탈리아요리』(2014년)를 펴내기도 했다. 오는 12월에는 세 번째 저서인 『새로운 가르드망제』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롯데호텔 프랑스식당, 연회주방, 뷔페주방, 와인바를 거쳐 ‘콜드키친(가르드망제)’에서 12년째 근무 중이다. 이번에 출간할 책에는 오랫동안 가르드망제에서 요리를 한 경험들을 부분별 카테고리로 나눠 메뉴 설명과 레시피, 요리사진 등과 함께 상세하게 곁들였다. 콜드키친(가르드망제)은 연회 행사에 나가는 에피타이저, 샐러드, 카나페, 드레싱 등 찬 음식을 만드는 조리실이다.

지난 10월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식의 날 대축제’에서는 10명의 대한민국 조리기능장들을 이끌고 ‘유럽풍의 퓨전 한식’을 주제로 한국 음식의 뿌리와 정통성을 살린 요리를 선보여 금상과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2008년 독일 세계요리올림픽 은상, 2013년 세계영셰프요리대전 금상, 2014 룩셈부르크 요리월드컵 대회에 대한민국 조리국가팀으로 참가해 은메달, 2015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금상 등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요리경연대회에서 큰 상들을 수없이 많이 휩쓸었다.

“요리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정작 17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겐 요리를 못해드렸고, 인정도 못 받은 게 가슴이 아프다“는 김 셰프는 ”늘 주방 앞에 서면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하루를 세밀하게 쪼개 쓸 정도로 열심히 산다”며 “호텔을 찾는 고객들에게 식재료 본연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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