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문촌산악회'

 

우리나라 등산인구가 많은 이유?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산이니 당연한 일일 게다. 산 타는 이가 많은 만큼 산악회도 참 많다. 웬만한 산행일지로는 명함 한 장 내밀기도 힘들 정도다.

문촌산악회는 올해로 창단 20년째인, 고양시에서 꽤나 오래된 산악회다. 1996년 일산신도시 입주가 마무리될 무렵,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 주민들이 알음알음 모임을 꾸려 20년간 매월 1회, 이달로 242회째 함께 산에 오른다. 35명으로 출발한 회원은 현재 250여 명에 이른다.

창립회원이기도 한 박윤학 회장은 “산은 피로회복제”라며 “산이 주는 소소한 기쁨을 오랜 회원들과 함께 나누며 매 정기산행은 소풍가듯이 즐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혈압과 당 수치가 올라가면서 건강이 염려돼 산행을 시작했다. 그동안의 산행 덕에 지금은 건강이라면 자신할 만큼 됐지만 그래도 매월 둘째 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산행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국내 산 가운데서도 그는 최고의 명산으로 손꼽는 설악산과 지리산 무박 종주산행을 즐긴다.

산악회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회원은 50여 명. 산악회와 함께 회원들도 나이가 들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 상당수가 60대다. 250회 가까이 정기산행을 하면서 전국 명산은 다 둘러봤다. 100대 명산만 올랐다고 해도 두 바퀴 돌고도 거의 반 바퀴 더 돌고 있는 셈이다.

 

지난 8월 정기산행 강원도 육백산

 

박 회장은 “산행할 때 예측하지 못한 수많은 변수가 있었는데도 그동안 단 한 건의 사고 없었던 게 우리 산악회의 가장 큰 자랑이자 오랫동안 모임이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여럿이 산행을 하다보면 아찔한 순간도 있지만 그보다는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더 많이 쌓인다. 지난해 8월에는 백령도로 1박2일 정기산행을 떠났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날 갑작스런 태풍으로 3박4일 동안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회원 80여 명과 백령도의 명승지를 샅샅이 둘러봤다.

박주환 전 회장은 “처음엔 난감했지만 오히려 다시 없을 추억거리가 됐다”며 즐겁게 회상했다.

당시 1박2일로 예정했던 일정이 3박4일로 변경되면서 추가된 비용은 산악회기금으로 충당했다. 한두 명도 아니고 80여 명분의 비용이 만만찮았을 텐데 그만큼 여러모로 탄탄한 산악회라는 걸 입증한 일이다.

2009년엔 독도에도 다녀왔다. 박 전 회장은 “산악회가 아니었으면 언제 독도에 가보겠냐”며 독도 산행을 잊지 못할 산행으로 손꼽았다.

문촌산악회는 연초에 연중 산행 일정표를 공지한다. 그외 다시 가고 싶은 산은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특별산행으로 진행한다.

5년째 산악회 리딩을 맡고 있는 김봉건 산행대장은 “문촌산악회는 회원들이 서로 이웃인 까닭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따뜻하다”며 “휴식이 필요할 때 집을 찾듯 회원들은 산으로 떠난다”고 소개했다.

박서정 회원도 “2년 전에 지인을 따라 문촌산악회 산행에 동행했는데 서로 배려하는 회원들의 모습에 반했다”며 맞장구를 쳤다. 그때 산행 중 연락이 끊긴 회원들 때문에 버스 출발이 상당히 늦어졌는데, 뒤늦게 나타난 회원들을 질책하기보다 오히려 고생했다며 맞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것. 박서정씨는 그 이후 매월 정기산행에 함께하고 있다며 문촌산악회를 ‘고양시의 명품 산악회’라고 칭찬했다.

박윤학 회장은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찾아갈 때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며 "많은 고양시민들과 산행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문촌산악회 카페(cafe.daum.net/moonchon.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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