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뛰는 고양인 최효숙 풍산동 주민자치위원장

풍산동은 2000년대초 신도시개발로 만들어진 풍동의 아파트지역과 산황동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되어 잇는 전형적인 도농복합형 마을이다. 백마로가 갈라놓은 산황동 자연부락과 풍동 아파트 지역 간 단절이 주민자치위의 노력으로 지역 간 소통, 혹은 이웃간 소통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 있다. 풍산동 주민자치위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2016 전국 주민자치 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에서 결실을 보이고 있다.  풍산동은 지난해 우수상 수상에 이어 올해 최우수상 수상으로 주민자치를 선도하는 동으로 자리 매김했다.

이러한 풍산동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결집하고 소통을 통해 살맛나는 동네로 만드는 동력의 최일선에 최효숙(63세·사진) 풍산동 주민자치위원장이 있다.  

▲ 최효숙 풍산동 주민자치위원장.
최효숙 풍산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서울에서 살다가 17년 전부터 고양의 풍산동에 이사와 정착해 살고 있다. 최 위원장은 풍산 장학회의 부회장과 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풍산동의 주민자치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기 시작했다. 중·고등학생 10여 명에게 상반기·하반기에 각 한 번 장학금을 전달하는 일을 책임지는 자리를 겸해 당연직으로 약 7년 전부터 풍산동 주민자치위원 임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 주민자치위원장이 된 것은 작년부터다.

“제가 풍산동 주민자치에 몸담았을 때는 고양시에서 공동체사업이라는 개념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죠.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나 하고 청소나 꽃길 가꾸기 같은 봉사를 하는 수준이었죠. 주민자치위원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을 받으면서 주민자의 방향에 대한 의식이 생기더라구요.”

풍산동은 수년간 준비한 지역화폐 ‘그루’의 정착과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이 구체적인 마을활동과 주민자치 사업으로 자연스럽고 밀도 있게 연결되는 과정이 돋보인다. 풍산동에 많았던 단풍나무에 빗대 나무를 세는 ‘그루’를 화폐의 단위로 정했다. 만‘원’ 대신 만‘그루’라는 식으로 칭하는데 가령 애기를 봐주거나 애완견을 봐주는 등 크고 작은 도움을 줄 경우 이에 합당한 ‘그루’를 쌍방간 책정해 지불한다. 현금으로 지불하는 대신 ‘그루’라는 형식으로 통장에 기록하고 쌍방간 동의가 있다면 일정 부분 현금으로 지불할 수도 있다.
풍산동 주민자치위는 여느 주민자치위 처럼 문화강좌를 열어 수강생들이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강생들은 댄스 스포츠·서예·요가·풍물·통기타·주부노래교실 등 12개 동아리를 구성해 봉사활동까지 연결시켰다. 봉사활동이란 동아리 회원들이 마을경로당이나 초등학교를 방문해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주민자치센터의 나눔냉장고에 음식물을 두어 이웃들이 수시로 가져다가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반찬 품앗이’도 풍산동 주민자치센터의 참신한 소통 통로이다. 반찬품앗이는 회원 6~7명이 한 그룹이 되어 오이지, 깻잎김치, 열무김치, 콩나물 등 메뉴를 정한 뒤 반찬을 인원수만큼 만들어와 나눠먹는 시스템이다. 나눔냉장고를 운용하면서 1인가구나 저소득층의 식비를 절감할 수 있고 남은 음식을 기부하면서 자연스레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남성시니어 요리교실, 주부의 하우스리폼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그런데 이 분들로부터 제공만 받다보니 이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재능을 가진 다른 주민들이 품앗이 형태로 재능 나누기나 물물교환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 이르렀어요”

최 위원장은 풍산동 주민자치의 요체는 ‘생활자치’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용빈도가 낮아 구매를 망설이는 물품을 공동자원화하고, 자아글·전동공구·예초기 등 100여 종의 물품을 보관해 물품공유도 실시하고 있다. ‘자원센터방’이란 칭한, 물품 보관 공간을 풍산동 주민센터 1층에 마련했다. 이렇게 풍산동은 최효숙 위원장의 리더십과 고병규 동장, 이원형 사무장 등의 도움으로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며 이웃간 소통을 확산시키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다른 동네가 풍산동을 부러워하고 있어요”라는 최 위원장의 말에 자부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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