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지난 23일 오후 7시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고양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봤다.  


정철우(25세, 항공대3)
공부 열심히 하고 성실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고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그 믿음이 깨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고3 때 단 17일만 다니고도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부정으로 대학 입학까지 했어요. 그 와중에 2명의 학생이 이대 입시에서 탈락했지요. 이런 것들이 청년들을 분노하게 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미영(37세, 주부, 능곡동)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광화문 촛불문화제에 다녀왔는데 큰아이(7세)가 TV를 보더니 아직도 대통령 안 내려왔냐고, 계속 ‘촛불’하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아이가 하는 말이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였는데도 내려오지 않았어? 부끄럽지 않나보다”예요. 역사를 만들어가는 시민으로서 우리 두 아이들과 함께 이런 역사의 현장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고, 적어도 우리는 그 현장에 있었노라고, 나중에라도 이 순간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어요.  

 

우정자(63세, 인력사무소 운영, 화정동)
국민 중에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자리에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는 사람이 많아요. 지금 식당에서 하루 12시간씩 설거지 하며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은 다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대표로 화가 나서 나왔습니다. 유식한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겼으면 나라를 잘 운영해야지 이게 뭐하는 짓거리입니까. 못 배우고 못난 서민들이 대체 뭘 믿고 이런 나라에서 살 수 있겠습니다. 이번 토요일에 광화문에 나갈 겁니다.  



김태호(17세, 일산)
군 통수권을 쥐고 있는 국가원수라는 사람이 민간인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었다는데 매우 큰 분노를 느낍니다. 아직 저는 성인이 아니지만 이런 자리에 나오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이라 하더라고 이런 상황을 묵과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것입니다. 저는 글을 쓰는 직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진짜 지성인이라면 현장에 나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지 않은 지성인,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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