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 탄원한다

 

▲ 강경민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역사와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권 이후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할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전 대표에게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 것인가?
엄중히 생각하면 문재인 전 대표는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야 했다. 이길 수 있었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마저도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이 잘 했다면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하기가 두려웠을 것이다. 지나간 일이니 긴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대통령의 퇴진이 불가피해진 지금 국민의 관심은 야권에 집중된다.
속내야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박 대통령은 자신의 운명을 국회에 백지위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야당 하기 나름이다. 이정현의 무리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국민이 시퍼렇게 살아있다. 야당이 어찌, 다 차려놓은 밥상이나 받아먹으려 하는가? 내치, 외치를 완전히 위임받은 거국내각을 속히 출범시켜라. 그리고 공명정대한 거국내각이 국정 공백을 메꾸고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개헌안의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2017년 대선은 현행법에 의거 단임제로 갈 수밖에 없다. 충분한 기간을 갖고 합당한 대통령을 선출하려면 내년 6월 대선이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4년 연임 대통령제 개헌을 전제로 다음 정치 일정과 기막히게 일치한다. 국회가 정치일정을 속히 결정해서 대통령에게 제시하고 그것을 받지 않으면 그때 탄핵으로 들어가도 민주진영에 결코 불리한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는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그리돼야 마땅하다. 대한민국이 그만큼 성숙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민주진영이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박정희 체제가 지금까지 시퍼렇게 살아있는 것은 부패한 보수 세력과 그 허망한 세력을 지지했던 깨어있지 못한 민중 때문이었다.
한국사회의 주류 세력인 보수집단은 관료와 재벌과 언론과 종교 세력을 등에 업고 견고한 정치권력을 형성하고 있다. 결단코 만만한 세력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켰다. 바로 이들이 박근혜 게이트의 주범들이다.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만을 주범으로 몰아서 박근혜를 공격하는 데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세력은 놀랍게도 보수언론이다. 조중동이 박근혜를 치고 나서면서 자신들이 마치 깨끗한 보수인 것처럼 국민을 속이고 있다. 박근혜가 퇴진하면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인 보수세력은 깨끗한 보수를 자처하면서 급속히 결속할 것이다. 거기 비해 민주 세력의 분열은 돌이킬 수 없는 속도로 가속화될 것이 뻔하다. 가장 분명한 분열은 안철수, 박지원을 앞세운 호남 민심의 이반이 될 것이다. 이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뻔한 이치다. 분명히 닥쳐올 정치적 현상에 대해 아무런 노력도 없이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때 민주진영은 호남 민심을 향해 원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정치 상황을 예측하는 예언자적 통찰력이 긴요한 때다.

눈에 보이는 야권의 분열을 막을 유일한 인물은 문재인 전 대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에서 용퇴하면서 안철수와 박지원을 돌아오게 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안철수를 비롯해 모든 야권 잠룡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도 안철수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는 경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옹립하겠다고 결의하지 않는 한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좋다. 문재인이 안철수에게 완전한 기회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안철수가 돌아오지 않으면 박지원은 안철수와 결별하게 될 것이다. 박지원, 천정배만이라도 돌아오게 하는 것이 문재인의 정치적 역량이다. 그가 후보 사퇴를 하면서 진정성을 보이면 호남 민심의 압력 때문에라도 박지원과 천정배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해서 호남민심을 돌이켜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앞으로 전개될 정치 상황은 거의 틀림없이 신보수를 가장한 보수 세력이 총단결해 안철수를 영입하려 할 것이다. 안철수는 이미 새누리와 민주 모두를 기득권 세력이라 단죄했으니 말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안철수의 배신을 막을 수는 없지만, 박지원과 천정배가 거짓 보수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목숨을 걸고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문재인 외에 누가 이 일을 감당하겠는가?

문재인이 후보용퇴라는 비장한 카드를 뽑아들면 정치권은 틀림없이 진천동지할 것이다. 국민은 현재 야권 잠룡들 중 누가 돼도 좋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는 연합이다. 야권이 연합하면 민심은 급격히 야권을 신뢰하게 될 것이고 정권교체가 확실시 된다면 검찰, 국정원, 경찰 등 국가 권력의 향방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권력기관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지금 보수 세력이 꿈꾸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지양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업고,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책임제로의 개헌을 추진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대통령이 명실상부한 거국내각 구성을 국회에 위임하고 내년 4월 하야를 약속하면 정국은 급속히 개헌정국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마찬가지다. 현 상황에서 문재인 홀로 내각제 개헌을 막을 길은 없다. 그러나 결단코 내각제는 안 된다. 지난 10년 동안 보수 정권이 이토록 국가를 망가지게 해 놓고 국민적 심판을 받지 않는다면 도대체 말이 되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물어야 한다. “5000만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내각제 개헌 유혹은 여·야 할 것 없이 지금의 국회의원들에겐 달콤한 것이다. 일부 순진한 지성인들까지 내각제 개헌을 요청하고 있어서 개헌정국이 다가오면 내각제 개헌 물살은 매우 거셀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간곡히, 간곡히 요청한다.
당신의 희생적 결단만이 4년 연임 대통령제와 지방분권형 개헌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이룰 수 있다. 지방분권형 개헌이 돼야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토록 소원했던 수도권 집중극복 문제와 지역패권주의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되고 다가올 통일시대에 북한 지역의 독립적 지방정부 준비를 미리 연습하게 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미 호남 민중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 않았는가? 앞으로가 아니다. 지난 4·13선거 때 이미 심판을 받은 것이다. 지금 박근혜 지지자들마저도 그의 거짓말 때문에 거의 ‘맨붕 상태’에 빠져 있지 않은가! 박근혜 쓰나미가 문재인을 덮치지 말라는 보장이 있을까?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호남 민심의 절반이 문재인을 외면한다면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현재 여론으로 예측해도 반기문과 안철수의 지지율을 합하면 만만치 않다. 영리한 보수세력이 패배가 뻔한 반기문에 목매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이 후보를 사퇴하면 안철수가 보수연합으로 간다 해도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 안희정, 천정배 등이 신명난 페어플레이를 통해 단일후보를 만들어낸다면 승리는 민주진영의 것이 될 것이다.
아주 분명한 예감이 있다. 국민은 5년 후 다시 문재인을 부를 것이다. 그래서 최소한 이번 단임대통령(5년)과 차기 문재인이 8년을 집권하면 설령 그 다음에 거듭난 보수에게 정권이 넘어간다 해도 대한민국은 견고한 평화통일, 통일한국의 민족사적 사명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님이여! 왜, 역사는 이 엄중한 사명을 당신에게만 맡겼는가를 깊이 생각해 주시길 원하고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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