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뛰는 고양인> 윤화순 대한적십자사 고양지구협의회 고문

대한적십자 연차대회 금장 수상
고양 대홍수 계기로 봉사의 삶 시작

 
대한적십자 고양지구협의회 윤화순 고문이 지난 11월 16일, 대한적십자사 창립 111주년 기념 ‘2016년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연차대회’에서 18년간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소외된 이웃돕기를 몸소 실천한 공로로 적십자 포장 봉사장(금장)을 수상했다. 금장은 1년에 단 한 명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표창이다. 

“1990년에 한강 제방이 무너져서 고양시가 크게 물난리를 겪었을 때 전국에서 봉사자들이 달려와 도움의 손길이 내밀어주었잖아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봉사를 시작했지요.”

화정일대가 신도시로 개발되기 전인 30년 전부터 화정동에서 살면서 고양땅을 제2의 고향 삼아 살아온 윤화순 고문은 90년 대홍수를 계기로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가 필요한 곳을 찾아 조금씩 봉사를 시작하다가 알게된 이웃 22명과 함께 대한적십자 화정봉사회를 결성했다. 그때가 1998년 6월이다.

열심히 활동하다보니 대한적십자 고양지구협의회 회장(8, 9대)을 맡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18년간 적십자회원으로 봉사했던 시간만 1만3000시간이다.

봉사활동에도 아이디어가 필요
그동안 해왔던 봉사활동의 종류는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다양하다. 도시락배달, 재해현장 구호활동 등 적십자 활동을 비롯해 화정1동 주민자치위원으로서 마을에서도 봉사를 해왔다.

그녀는 18년간 활동이 다 소중한 기억이고 경험이지만 적십자 회장이라는 책임을 안고 수행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적십자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기획해서 추진했던 사업들이 다양해요. 길라잡이체험학교, 새터민 합동결혼식, 호수공원 휠체어나들이, 사랑나눔 걷기행사 등 여러 가지를 했어요. 회원들이 호응해주고 손발이 착착 맞아서 일을 재미나게 했던 것 같아요.”

생태하천과의 하천네트워크 사업 초기에 적십자에서 도촌천 살리기 활동을 벌여 상금으로 1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회원들과 신명나게 활동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봉사기금마련을 위해 우리 회원들이 행사보조로 참여해 식사비와 교통비를 받으면 모조리 후원금으로 내놓기도 했어요. 선거개표작업에 160명 회원이 투입돼 그날 활동비로 받은 8만원 전액을 후원금을 내놓아 봉사기금을 마련하기도 했어요.”

기금조성에 그런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니.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봉사기획과 기금조성에 관해서는 아이디어 뱅크였다. 18년간 봉사의 현장에서 고민해온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7년 전 이주여성과 ‘친정엄마’ 맺어
윤화순 고문이 고양지부협의회장을 맡았을 당시 적십자 고양지부협의회에서 다문화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했었다.

“책임감이라는 게 참 무서운 거예요. 뭔가 해야한다는 부담감에 매일 센터에 출근해서 직원들, 회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프로그램을 구상했어요.”

다문화이주여성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나온 프로그램이 친정엄마되기, 반찬·요리만들기 등이다. 그녀는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고, 후원을 끌어오고, 힘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적십자회장에서 물러났지만 후임회장들이 잘 해오고 있는 것을 보면서 흐뭇하고 기분이 좋다.  

18년 전 홀몸어르신, 잊혀지지 않아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18년 전 만났던 한 어르신은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원당사회복지관에서 매주 한 번씩 홀몸어르신에게 도시락 배달을 다닐 때의 일이에요. 혼자 사는 어르신 한 분이 방에서 나오다가 삐끗해서 허리가 부러져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를 못하는 거예요. 우리가 가던 날까지 3일 동안 밥도 굶고 그 자리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누워있더라구요. 어찌나 딱하던지.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혹시 우리 주변에 딱한 처지의 사람이 또 있지는 않을까, 그때 그 어르신의 모습이 봉사를 멈출 수 없었던 이유가 된 듯하다.
 
봉사하는 삶은 즐거워라
그녀는 이제 적십자 고양지구협의회 고문으로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났지만 봉사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화정1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위원들과 함께 고양시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마을축제인 꽃우물축제를 11회째 치러낸 것, 주민참여예산으로 방치된 경찰지구대 건물을 꽃우물 북카페로 만든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녀는 요즘 농업기술센터에서 친환경농법 교육을 받고 있으며, 퓨전난타와 하와이 훌라를 하며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퓨전난타는 2010년 다른 단체 회장들과 취미생활을 함께 해보자며 결성한 팀으로 이름은 ‘행주치마 난타’다. 고양시 각종 행사에서 신명나게 북을 치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주변에 다 좋은 분들만 계신 것 같아요. 봉사하고 살면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여러분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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