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뛰는 고양인> 김은진 고양시약사회장

고양시약사회 첫 여성회장
“지역에서의 보람된 활동이
약사로서의 자긍심도 줄 것”

 “애기가 (생후) 20개월이던가요?” “아드님은 결혼날짜 잡으셨어요?”
점심시간이라 한가하겠다 싶어 찾은 일산 마두동의 한 약국. 좀처럼 말을 건넬 틈을 찾지 못할 정도로 환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그래도 지친 모습 없이 일일이 안부를 묻고 상담을 해주는 김은진 고양시약사회장. 겨우 한숨 돌린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약사 하랴, 약사회장 하랴 바쁘다”면서도 줄곧 웃음 띤 얼굴을 보였다.


고양약사회 첫 여성회장
김은진 회장은 올 1월 경선을 통해 제24대 고양시약사회장으로 선출됐다. 고양시약사회 첫 여성회장이다.
“1961년 고양시(당시 양주군)에 첫 약국이 생긴 이후 고양시 약국 규모는 도시 성장과 더불어 급격히 커져 이젠 전국 시‧군‧구에서 5위”라는 그는 “그동안 집행부가 다져놓은 탄탄한 시스템 위에서 조직을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엮어가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3년 일산신도시 입주민으로 고양시민이 된 그는 2008년 일산병원에서 외국인투약봉사를 하면서 고양시약사회와 인연을 맺었다. 주로 고양시 외곽 지역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살피고 투약하는 일이었다. 이후 고양시약사회 홍보담당으로, 2013년부터 3년간은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에서의 약사회 역할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했다.

“약사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혜택을 받은 전문직이잖아요. 그냥 직업인이 아닌 시민 건강지킴로서의 막중한 책임이 있어요. 지역 사회에 녹아드는 활동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하죠.”


지역에 도움 되는 약사회
올 고양시약사회 활동은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자선다과회를 열어 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고, 지역 고교생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동국대학교 약대발전기금으로 1000만원을 내놓았다. 저소득 가정 어린이에게 영양제 보내기, 어르신 대상 의약품 안전교육 실시, 저소득 독거어르신에게 보행보조기 전달 등 의료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린이와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펼쳤다.

그중 자선다과회는 올해로 16년째 이어오는 고양시약사회의 가장 큰 연중행사로, 이번엔 19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회원들이 성의껏 내준 성금을 정확하고 의미있게 쓰기 위해 수요처는 시의 관련부서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고등학생 장학금 역시 고양교육지원청의 협조로 대상자를 선정했다. 장학금 전달식엔 해당 학생과 학부모를 초청해 전달식이 끝난 후 시약사회원들과 미술전시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웃돕기 성금이나 장학금 전달이 단순히 ‘행사’로 치러지지 않고 시약사회와 지역이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기획이었다.

“지난해부턴 보건소와 함께 어르신 대상 의약품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시, 교육지원청, 보건소 등과 연계하고 협조하면서 시약사회의 활동을 널리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죠. 약사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야 지역민들도 도움을 요청해올 수 있으니까요.”


지역봉사에 줄 서는 회원들
시약사회장의 임기는 3년. 이제 막 임기의 3분의 1을 보낸 그는 “약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권익을 증진하는 일에 비하면 지역참여활동은 약사회의 부수적인 일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이야말로 약사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역 봉사와 활동에 대한 회원들의 공감대는 꽤 넓어졌다. 의약품 안전교육이나 금연교육 등의 강사모집 공고를 약사회 밴드에 올리면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나서는 회원들이 줄을 선다. 강사로 ‘참여해주세요’가 아니라 ‘선착순 마감합니다’란 글이 더 많을 정도다.

“약사는 나라가 자격증을 준 국민건강지킴이에요. 지역민들이 동네 약국의 약사를 ‘주치약사’로 잘 활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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