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상만 인권운동가
2016년 한 해가 또 저물어 가고 있다. 늘 우여곡절이 많은 대한민국 정치이지만 돌아보면 유난히 더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들은 올 해 보다 나은 새로운 2017년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그간 우리 국민들 속에서 회자되어왔던 인터넷 신조어를 통해 대한민국을 돌아보는 상상이었다. 그러한 단어를 돌아보며 희망을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많은 국민들의 입에서 회자되어온 인터넷 신조어는 역시 ‘금수저’다. 처음 우리사회에서 ‘금수저’라는 용어가 회자된 때는 2015년 부터였다고 알려져 있다. 금수저는 유럽 귀족층의 생활 습성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어로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는 뜻으로, 유럽 귀족층이 주로 은으로 만든 식기를 사용하는데 아기가 태어나면 유모가 엄마 젖을 은수저로 먹이던 풍습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기 입에 들어오는 수저에 따라 그 아기의 인생도 달라진다는 뜻. 즉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수저가 결정된다’라는 사회적 이론이다. 기회가 균등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신조어였던 것이다. 특히 최근 최순실, 정유라 국정농단으로 인해 이러한 자조적인 비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두 번째로 회자되었던 신조어는 ‘헬조선’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연설에서 언급할 정도로 회자되었던 이 신조어는 2010년 1월에 생성된 용어다. 청년들의 저임금을 이른바 ‘열정 페이’라며 미화하여 포장하지만 실상은 취업난과 ‘삼포 세대’로 대변되는 청년층이 대한민국을 자조하며 지칭하는 의미였다. 여기서 ‘삼포 세대’가 무슨 뜻인지 생소한 독자를 위해 풀어쓰면 삼포는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거나 미룬다는 것이다. 즉,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젊은 청년이 가족 구성에 필요한 세 가지를 포기한다는 의미다. 만약 이렇게 굳어진다면 인구 절벽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조만간 역사에서 멸종하여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 하나는 ‘안녕하십니까?’였다. 지난 2013년 12월 10일,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파업과 뒤이은 대량 직위해제. 이후 이러한 정부의 강경 대응을 비판하는 고려대학교 학생이 학내에 대자보를 붙이며 그 첫 문장으로 쓴 단어가 ‘안녕하십니까?’였다. 이 평범하면서 단순한 문장은, 그러나 며칠만에 전국을 휩쓸었다. 심지어 동네 목욕탕에서 일하는 분이 매표소 입구에 ‘안녕하십니까?’라는 문구를 적어 둘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이 단어에 공감했다. 왜 그랬을까? 도무지 안녕할 수 없는 하 수상한 시절, 자신과 사회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답변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비명이라도 지름으로서 마음의 안위를 찾고 싶었던 국민들의 절박함. 이제 이러한 절박에 대해 정치권은 해답을 제시하는 2017년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내가 바라는 희망은 ‘잃어버린 상식을 찾는 것’이다. 평화보다 남북간의 갈등을 선택한 지난 9년간의 집권 세력 때문에 우리는 늘 전쟁 위기속에 방치되어야 했다. 왜 이래야만 하는가. 평화가 상식이었던 그때가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또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이 위기에 처하면 국가가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는 상식이 이젠 그리운 이유다. 이를 통해 나는 국민이 우선이며 국민이 원하는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2017년에 만나고 싶다. 이 꿈이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이뤄지기를 나는 소원한다. 희망은 그냥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그 희망을 위해 우리 국민이 함께 가는 2017년을 만들고 싶다. 함께 가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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