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투윈스축구클럽'

 

일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능곡중학교 운동장이 공을 차며 달리는 숨소리와 파이팅을 외치는 응원소리로 가득찬다. 투윈스축구클럽 멤버들이 열기를 내뿜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투윈스축구클럽은 더불어 함께하면 윈윈하여 즐거워진다는 뜻을 가진 '투게더위너스'의 줄임어이다. 클럽은 15년전에 결성됐다. 인근의 모 교회에서 축구를 하던 회원들이 지역으로 문을 열면서 시작된 것. 지금까지 남아있는 초대멤버 10여 명을 포함하여 30명이 활동중이다.

 축구의 열정과 회원들의 의리만큼은 세계최강이라는게 투윈스 멤버들의 공통된 자부심이다. 대외적인 경기보다는 축구를 매개로 한 회원들과 회원 가족들간의 유대와 친목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변치 않고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회원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어서 이를 배려하여 여느 조기축구회와는 달리 일요일 오후에 모여서 축구를한다. 체력유지를 위해 회원들 각자가 등산, 자전거 등의 다양한 레포츠 활동을 활발히 즐기는 것도 비슷하다.

 

초대 멤버이기도 한 김정배(56)회장은 7년째 감독직을 겸하고 있다. “아무런 장비가 필요없이 뛰고자 하는 체력과 열정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단순한 운동이라는 점이 축구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그는 "공을 차며 달리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땀을 흘리고 있는 순간 자체가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한 때 직장 대표 선수이기도 했던 김감독은 "슛을 날리려는 순간에 상대편 선수가 뒤에서 ‘톡’ 밀어서 넘어지는 바람에 갈비뼈 한 대 쯤 부러져 본 이력은 공 좀 차 본 사람들에겐 기본"이라며 웃었다.

 

회원들은 날씨를 불문하고 일요일 오후면 자동적으로 능곡중 운동장으로 향한다. 눈이 오면 설원을달리고, 비가 오면 빗방울을 맞으며 달리는 재미가 오히려 별나다. 사람도 공도 물을 잔뜩 먹어서 헛발질도 하고 엉덩방아도 찧으며 연이어 몸개그를 연출하는 통에 나중엔 웃느라고 더 기운이 빠진단다.

 

축구란 종목이 몸을 부딪히다보니 자칫 승부에 연연할 때 과격해지고, 회원들간의 불화도 생기는 게 다반사라지만, 투윈스에선 남의 이야기다. 동호회의 분위기는 일요일에 축구가 끝나고 진면목을 드러낸다. 아내와 아이들까지 동반하는 뒤풀이는 매 주 반복해도 즐거운 피크닉이다. 때론 삼겹살, 쌈, 골뱅이 무침, 파전 등이 푸짐하게 차려지기도 한다. 1년에 한 번 가족들과 함께 캠프도 가고 흥겨운 송년회도 함께 연다. 이렇듯 다른 동호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야말로 투윈스축구클럽만의 끈끈함의 비결이다.

 

온라인의 투윈스클럽 밴드에는 일요일마다 경기를 끝내고 후기 글이 올라온다. 그날의 분위기를 빼곡하게 스케치하여 올리는 후기는 거의 중계방송에 가깝다. 11월 3주의 예를 보면 “현재 스코아는 9대3, B팀은 전직골키퍼 출신 봉식이 매형과 광기, 덕근형님, 종규까지 공격수와 수비수가 완벽하다. 굳었던 몸이 풀린 욱재까지 공을 몰아 붙이고, 봉호의 한방이 골문을 열었다. 어이없게도 상대방의 같은 팀원인 봉식이와 학재의 볼다툼으로 어부지리로 굴러온 공을 종규는 안진을 재끼고 중앙선을 넘어가자, 중앙수비수 창원이가 달려들었지만 워낙 빠른 스피드로 날아오는 공격으로 발을 댈 수 도 없이 휙~ 지나가버리자, 골키퍼와 1대1 마주보고 여유있게 슛, 골을 넣었다...“라고 적고 있다. 그날의 경기를 다시 리플레이 하듯 기록한 후기는 회원들이 수많은 댓글로 뜨겁게 반응한다. 밴드는 회원들의 격의 없는 소통창구로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런 베스트 후기를 올리는 주인공은 입단 5년차인 김용범(48) 코치다. 비록 기술코치는 아니지만 클럽에서 없어서 않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위기 메이커 코치'인 셈이다. 축구를 매개로 만난 또 하나의 가족으로서 훈훈함을 유지해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어려움을 감내하고 기록을 쌓아가며 보람을 찾는다. 김창훈총무는 서울 개봉동으로 이사를 간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도 일요일이면 투윈스축구클럽을 찾는다. "팍팍하고 현실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상의 탈출구가 저에게는 바로 투윈스 축구클럽이거든요." 투윈스 축구클럽 회원들에게 축구는 곧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요, 소소한 일상에서 힘을 얻는 청량제다. 서로를 배려하는 회원들의 우정은 그들이 열심히 쫓는 축구공과 둥글둥글 닮은 모습이다.

 투윈스축구클럽 문의 : 총무 010-3077-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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