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 뛰는 고양인> 이명아 일산아지매 매니저

 

회원 21만명의 국내 3대 맘카페
재능나눔 오프라인 센터도 열어
“주변 돌보며 함께 나누는 카페”

[고양신문] 회원 21만 명. 국내 3대 온라인 맘카페. 하지만 ‘막강 파워’ 카페라는 수식어에 이명아 일산아지매 매니저는 손사래를 쳤다.

“회원들이 일산아지매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다 달라요. 큰 이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함께 움직이는 덴 한계가 있죠. 오히려 규모가 커지면서 일산아지매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의도하는 외부의 힘이 나타나곤 해요. 그럴 땐 회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보죠.”


정보갈증 풀어준 온라인 커뮤니티
일산아지매는 2016년 9월, 10주년을 맞았다. 2006년 이명아 매니저가 서울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오면서 지역정보 갈증을 풀 요량으로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다. 2년 가까이 카페를 운영하다 다시 직장에 복귀한 후에도 그는 카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초창기엔 어린 자녀들 데리고 단체할인을 받으려고 회원들과 자주 모여 다녔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걸 못하는 게 늘 아쉬웠죠.”

카페가 조금씩 활성화되면서 회원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업체가 늘고 홍보비용을 내겠다는 업체도 생기기 시작했다. ‘회원들 앞세워 돈벌이 하냐’는 비난이 들릴 무렵, 그는 카페를 아예 법인으로 등록했다.

“카페를 통한 혜택은 오롯이 회원의 몫이란 생각은 줄곧 해왔어요. 그러나 혹시 모르잖아요. 개인 욕심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장치가 필요했죠.”


재능나눔 공동체로 발돋움
2012년 법인으로 등록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카페 운영에 몰두하면서는 회원들에게 혜택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깊게 고민했다. 초창기처럼 단순히 회원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업체와 제휴해 혜택을 주는 것 이상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회원들끼리 재능을 나누는 소모임이 종종 이뤄졌어요. 포토샵을 함께 배운다든지 반찬품앗이를 한다든지. 하지만 공간이 없어 모임이 지속되기 어렵더라구요. 회원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떠올랐죠.”

2015년 일산동구 장항동에 문을 연 ‘더봄’은 ‘나를 더 깊이 보고, 주위를 더 넓게 보고, 이웃을 더 살펴 보고, 미래를 더 밝게 보자’는 뜻을 지닌 일산아지매의 재능나눔센터다. 회원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고, 회원 누구나 관심이 가는 강좌를 들을 수 있다. 대관료, 재료비, 수강료는 없다. 강사로 나선 회원은 사회 재진출에 앞서 자신의 능력을 점검하는, 수강하는 회원은 새 일을 찾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하루 수강생은 40~50명이다.

“정부의 경력단절여성교육 대부분이 지금 당장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여성을 위한 것이에요. 회원들의 여건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재취업 유예기간이 긴 여성들도 다시 사회에 나갈 수 있게끔 교육이 이뤄져야죠.”

비용부담을 무릅쓰면서도 접근성을 더봄센터의 첫 입지조건으로 삼았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유모차를 끌고서라도 언제 어디서든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굳이 수강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회원들이 더봄에 나와 시간을 더 많이 보냈으면 하는 바람도 밝혔다. 한자리에 모여 시간을 보내며 정보를 나누는 것 또한 경력단절여성들이나 주부들이 사회와의 끈을 놓지 않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역과 이웃과 나누는 커뮤니티
일산아지매는 최근 지역나눔활동으로 무게 중심을 많이 옮겼다. 지역아동센터나 장애인‧노인시설을 정기적으로 찾아 후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더하기 나누기’가 대표적이다.

10주년을 기념한 지역나눔행사도 세 차례 열었다. 전년도 김장이 떨어질 때쯤인 지난 9월엔 회원들과 김장김치 1톤을 담가 고양시 취약계층 100가정에 전달하고, 회원들이 1000원씩 기부해 모은 성금을 고양시드림스타트센터 어린이 2명에게 전했다. 연말엔 회원들로부터 쌀을 기부 받아 취약계층 100가정에 떡국 떡을 전달했다.

“10주년을 더 의미 있게 자축하고자 회원들의 참여행사를 처음 마련해봤다”는 그는 “쌀을 택배로 부쳐준 회원도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쉬움도 큰 행사였다. 평소 카페에 이벤트 공지가 뜨면 신청자가 쇄도하는 반면, 이번 나눔행사 참가자는 예상에 훨씬 못 미쳤던 것. 어린 자녀를 동반해야 하는 회원들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반성도 했다.

“지난 10년간 회원들끼리 충분히 나누고 누렸다고 생각해요. 이젠 주변을 돌아보며 함께 나누는 카페가 됐으면 해요. 각자 쓰는 글의 파급력을 생각해 회원들이 좀 더 신중하게 글을 써달라는 당부도 꼭 하고 싶어요.”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