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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동차, 예술작품으로 부활하다공감공간 17 - 피규어랜드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6.12.30 22:22
  • 호수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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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부품이 멋진 조형물로 깜짝 변신
키덜트 하비 마니아들의 새로운 명소 될 듯

철이(Fe)는 제철소의 용광로에서 태어났다. 자동차 부품이 되어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세월을 보냈지만, 차의 수명이 다 하면서 철이의 운명도 시한을 다 한다. 고철이 되어 다시 용광로속으로 들어가야 할 운명의 철이에게 새로운 부활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놀라운 행운이 찾아왔다. 피규어랜드를 만난 철이는 멋진 로봇, 영화 속 주인공, 또는 판타지 속 전사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원마운트에 새롭게 문을 연 피규어랜드는 폐차된 자동차에서 나온 부품들로 만든 다양한 조형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고철을 모아 만든 단조로운 정크아트 전시장을 상상했다면, 틀렸다. 기대를 훌쩍 뛰어 넘는 놀라운 창조물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프라모델에 이어 정교한 피규어 수집으로 업그레이드 된 키덜트 하비 덕후들의 눈높이마저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퀄리티다. 버려질 운명의 자동차 부품들이 진기한 볼거리로 변신한 과정은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새로운 차원의 예술 장르를 만난 듯 한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전시 공간

전시장의 초입에선 길게 늘어 선 진열장을 가득 채운 로봇 전사 피규어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벽면에는 ‘철이’를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텔링보드에 공간이 지향하는 가치를 요약해 적어놓았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폐 타이어 찢어서 만든 킹콩과 공룡이 험악한 덩치를 과시하며 트릭아트존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 타이어가 만들어내는 질감이 독특하다. 오토바이 연로통을 두드려 펴서 만든 코뿔소, 철근 토막 털가죽을 뒤집어 쓴 버팔로, 작은 나사와 톱니바퀴를 이어 붙인 날개 달린 말의 형상을 배경으로 근사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시네마존에는 반짝이는 수트의 아이언맨, 트랜스포머의 기계괴수, 금방이라도 거미줄을 쏠 듯한 스파이더맨이 기다린다. 역시나 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영웅들이다. 골격만 남은 기계인간병기도 눈길을 끈다. 불구덩이에서 기계괴물이 저벅저벅 걸어나오는 터미네이터의 한 장면이 떠오를 만큼 생동감있다.

명품 차와 판타지 캐릭터의 콜라보레이션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실물 명품카와 폐차부품 조형물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 카 아트 존이다. 벤츠, BMW, 폭스바겐 등 명차들의 보닛이나 트렁크를 찢고 솟아오른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이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전시장은 동양적 판타지 캐릭터의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십이지신존과 판타지 미니어처가 전시된 디오라마존, 형광색 배경을 바탕으로 신비한 괴물들이 서 있는 블랙나이트존을 차례대로 지난다. 마지막 코스는 피규어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피규어숍. 피규어 전문매장의 고가의 상품에 비해 무척 저렴한 가격에 개성 넘치는 피규어 소품을 구매할 수 있다.  

고철이 예술작품으로 변모하는 업사이클링

작품을 만든 아티스트들은 태국에서 모셔왔다. 풍부한 노동력과 손재주를 이용해 폐차장을 창작소로 만든 이름 없는 예술가들이다. 1월부터는 피규어랜드 한쪽에 마련된 오픈 작업장을 통해 아티스트들이 조형물을 만드는 장면을 직접 관람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피규어랜드 관계자는 페자동자 부품으로 만든 조형물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타는 자동차는 평균 3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져 있지요. 그걸 단순히 고철로 재활용하면 리사이클링이지만, 피규어랜드는 한 차원 높은 가치를 부여하려고 시도합니다. 고철이 친근하고 예술적인 작품으로 변신하는 업사이클링이죠.”
폐차되는 부품을 가지고 영원히 기억에 남는 예술 창작물을 만든다는 시도는 무척 신선하다. 한 해 70만대가 폐차되지만, 부품 재활용 비율은 지극히 낮은 우리의 현실에서 자원 순환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도 한다.

피규어랜드의 작품 제작에 사용되는 자재들은 자동차 리사이클링 기업인 (주)인선모터스에서 공급받는다. 하루에 120대 분량의 폐차 부품을 공급한다는 인선모터스 박정호 대표는 인선의 자원순환센터와 피규어랜드의 연계를 계기로 고양시가 자동차 업사이클링의 메카로 부상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차된 차 부품에 예술의 손길을 덧입혀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열고 싶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오니 가장 차가운 소재인 금속에서 따뜻한 인간의 감성이 느껴진다. 차별화된 개성과 인간적 따뜻함의 만남, 새로운 키덜트 트랜드의 궁극적 지향점이 아닐까.


 
업사이클링 아트 - 피규어랜드
주소 :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300(원마운트 내 매직몰 1층)
문의 : 1577-4711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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