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고령의 부모님에게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큰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단순 건망증인지, 치매초기인지의 판단이 어려워서다. 이러한 건망증과 치매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그 답은 ‘예’라고도, ‘아니오’라고도 할 수 있다.

시중에 치매와 건망증의 증상을 구분한 자료를 보면 건망증과 치매가 완전히 구별되는 것처럼 설명하지만 초기 치매의 증상이 건망증과 비슷해 구별하기가 어렵다. 몇가지 구분 되는 증상으로는 어떤 사실을 기억 못 하는 경우에 건망증인 경우는 조금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가 기억을 하거나 암시에 의해 금방 기억해낼 수 있지만, 치매환자의 경우에는 아예 기억 자체가 없다. 또한 치매환자의 경우 가족의 이름까지도 혼동하거나 잊어버리지만, 건망증인 경우는 가끔 만나는 이웃 등의 이름을 혼동하거나 잊는다.

하지만 건망증 환자의 증상도 사실은 치매 초기의 환자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이렇게 몇 개의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함께 혹은 가까이 사는 친지 혹은 가족 등이 꾸준한 관찰을 통해 구분하는 것이 조금 객관적이다. 한 예로 1년 전에 친구들 이름을 가끔씩 혼동하던 사람이 지금도 비슷한 정도로 혼동을 한다거나, 물건 둔 곳을 가끔 잊어버리던 사람이 비슷한 정도로 혼동을 한다면 건망증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기억력 장애의 정도가 6개월 혹은 1년 전과 비교해서 심해진다면 반드시 환자와 가장 가깝거나 가장 오랜 시간을 지낸 보호자가 같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거나 말하는 증상이 보호자가 관찰한 내용과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광기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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