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하고 싸고, 푸짐한 인심은 덤이랍니다

마트보다 싼 물건이 많다는 건 아시죠?

설이다. 설은 이제 차례나 관습보다는 온 가족이 얼굴을 볼 수 있는 잔치가 됐다. 설과 추석 등 명절이 아니면 가족이 모두 모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의 가장 큰 잔치인 설의 고민과 화두는 역시 차례상, 먹음직한 음식이다. 생각이야 산해진미를 모두 차려 크게 대접하고 싶지만 요즘 물가가 만만치 않다.
싱싱하고 좋은 물건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대형마트가 아닌 전통재래시장이다. 전통시장은 마트보다 가격이 10% 이상, 아주 싼 상품은 30% 까지도 싸다. 싸기만 한가, 시장과 함께 나이들며 흰머리가 된 사장님들이 정성껏 손질해 놓은 상품들이 많아 음식 장만도 손쉽다. 채소는 보통 깔끔하게 다듬어 파는 곳이 많다. 고양시의 재래시장 중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원당시장이다.

원당시장은 언제나 바쁘다. 설을 맞아 더 바쁘다. 활기찬 원당시장에 가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일산시장에 비해 역사가 짧고 규모도 작지만, 손님은 배로 많다. 특히 3·8장 전통시장으로 더 잘 알려진 일산시장은 장날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지만, 원당시장은 평일 주말 상관없이 매일매일 손님이 붐빈다. 상품이 싸고 좋다는 입소문이 퍼졌고, 주변의 새로운 아파트 단지도 많이 늘어나 예년에 비하면 많이 활성화됐다.
원당시장의 장점은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오목조목 골목길을 따라 필요한 상품이 훌륭하게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설 차례상 마련에는 그만이다. 채소와 과일, 생선과 고기, 닭, 두부, 참기름, 건어물, 제수용품 등이 고루 있고, 따끈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떡집도 여럿 있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바로바로 부쳐주는 전집도 있고, 맛깔스러운 반찬집도 있다. 장보다 요기를 할 수 있는 족발과 만두, 분식집도 군데군데 있다. 작은 골목이지만 이 골목에서 설 채비를 온전히 마칠 수 있다.

신선한 건어물부터 정이 가득한 덤까지, 어느새 장바구니는 가득하다.

원당시장 사장님들은 1년 중 가장 큰 대목인 설 준비에 바쁘다. 우선 매대를 정돈하고 깔끔하게 청소하는 일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손님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진열방법도 고심해보고, 어떤 물건을 얼마에 팔고, 언제 할인을 좀 해줄지 영업 전략도 세운다. 손님을 맞을 시간이 되면 환한 웃음과 상냥한 목소리를 준비한다. 부지런한 사장님들 때문인지 원당시장은 언제나 활기차다.
“원당시장에 자주 간다. 일단 활기가 넘치고 상인들이 친절해 좋아요. 물건 값이 싼 것은 덤이고, 자주 가고, 말도 예쁘게 하면 두 배로 얹어주실 때도 있고요. 사장님들께 오히려 고마울 때가 많아요. 올해는 아예 원당시장에서 설 준비를 다 하려고 해요.” 원당시장 단골손님인 삼송동 김미영씨는 원당시장에는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이 있어서 장보는 시간이 내내 즐겁다고 한다.

 

떡은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이다. 맛있고 예쁘게 포장된 떡은 언제 봐도 군침이 돈다.

양철용 원당시장 상인회장은 모든 상인들이 단합해서 전통시장을 사랑하는 단골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다. 마트에 밀려 한때는 큰 고비를 겪었지만, 이젠 좀 살아났고, 점점 활성화되고 있단다.
“30년 역사의 원당시장은 언제나 생기가 넘칩니다. 상인들은 시장에 오시는 모든 고객 분들을 가족같이 생각해요.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원당시장을 찾아오시면, 그래도 좀 마음을 놓으실 겁니다. 일단 농산물이 싱싱하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또 왜 있잖아요, 사람이 사는 맛, 인정이 넘치는 울타리 같은 것이 있답니다. 이번 설에는 원당시장을 꼭 한번 찾아주세요.” 양철용 회장의 홍보도 풋풋하고 신선하기만 하다.

포장된 두부에 포장되지 않은 인심, 푸근한 정이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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