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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 활동은 내 인생의 선물”<고양사람들> 행주산성 이세주 문화관광해설사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7.01.23 15:09
  • 호수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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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며 나이를 잊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세주씨.

[고양신문] “70이 넘은 나이에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인생의 선물을 받은 셈이지요.”
이세주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를 찾은 날 마침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흰눈이 쌓인 행주산성 사적지를 배경으로 서 있는 이세주 해설사는 7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그는 42명의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 가운데 단 2명뿐인 남성 해설사 중 한 명이다. 행주산성과 서오릉, 서삼릉, 밤가시초가와 같은 사적지에서 2년마다 순환근무 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에서 7남매의 장손으로 태어난 이세주 해설사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10살 때부터 대학(연세대 지질학과) 공부를 마칠 때까지 서울 유학생활을 했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야 했던 학창시절의 고독을 팝송과 기타를 배우기도 하고, 세계지리부도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하면서 달랬다.

대학시절에도 비틀즈의 매력에 취해서 ‘드래곤즈’라는 밴드를 조직해서 교내 행사는 물론, 대학가요제에도 도전해 2번이나 본선 진출을 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프로 가수들의 등용문이었던 미8군무대에서도 2년 동안 연주하며 나름대로 명성을 날렸다.

군 제대 후 우연히 신문광고를 보고 대한항공에 입사해 비행승무원으로 일하며 100여 개 국의 다양한 외국문화를 체험하기도 했다. 첫 직장인 대한항공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다 1996년 퇴직했다.
“학창시절 혼자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며 세계여행을 꿈꾸곤 했는데, 그 시절의 꿈들이 항공사에서 근무할 때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해 준 바탕이 돼 주었지요.”

퇴직 후 한동안 영어회화 강사로 일하기도 하고, 고양시 여성회관 팝송강사로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이웃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능숙한 영어실력에 젊은시절부터 익힌 기타 연주 솜씨를 곁들여 아름다운 선율의 팝송을 들려줬기에 강의는 늘 인기였다. 팝 가수에 얽힌 해설과 서양문화에 대한 풍부한 식견은 보너스였다.

그 무렵 수강생들과 TV 방송프로에도 출연했던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04년부터다. 문화관광해설사를 모집한다는 아파트 게시판 공고를 보고 망설임 끝에 도전해 교육과 연수, 답사 등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했다.
“젊은 시절에는 관심이 서양문화에 치중됐었는데,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를 하면서 늦게나마 우리나라 우리 고장의 문화를 배우고 이웃에게까지 알릴 수 있게 돼 참 감사하지요.”

그의 영어실력은 문화관광해설사를 하면서도 빛을 발했다. 외국인 상대 영어 해설은 당연히 이세주 해설사의 몫이 됐다.
서오릉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봄, 고양가와지볍씨 연구를 위해 6개 국의 해외 학자 자문위원이 방문했을 때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해설을 담당하며 해외 학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진보할 수 없다는 생각을 사적지를 찾는 학생들에게 심어주고자 노력합니다. 경청을 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한두 명이라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서오릉에서 행주산성으로 근무지를 옮긴 이세주 해설사는 “서오릉은 동선이 길어서 운동이 되니 좋고, 행주산성은 한강을 바라보는 경관이 일품이어서 좋다”라며 “돈 들여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사적지에서 일하니 몸과 맘이 저절로 건강해진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세주 해설사를 만나러 행주산성을 찾은 날 때마침 흰눈이 내렸다.

 

 

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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