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곁의 지역 금융인> 김보연 고양시산림조합장

[고양신문] 산주와 조합원의 권익향상,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촉진을 위해 1962년 설립된 비영리 공공법인 고양시산림조합. 창립 반세기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고양시산림조합은 막중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끊임 없는 변신을 시도했지만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과 경영환경의 급변으로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변화가 절실했지만 매번 골든타임을 놓치며 여의치 않았다. 위기의 순간이 찾아온 것. 2년 전 19대 고양시산림조합장에 당선된 김보연 조합장은 산림사업과 금융사업의 성장이라는 두 거목 앞에 서게 된다.

김보연 조합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조직의 교육과 소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픔 많았던 유년기 시절
김보연 조합장은 1948년 고양군 벽제읍 성석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성석초등학교 13회 졸업생인 고양시 토박이다. 6남매의 형제를 둔 김 조합장이 다섯 살 때였다. 1952년 한국전쟁 중에 어머니가 영양실조와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크나큰 슬픔이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날이었는데 어르신들이 ‘산소 위에서 뛰면 어머니가 다시 살아난다’고 해 어린마음에 그 말을 믿고 산소 위에서 껑충껑충 뛰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슬픔을 잊으라는 어르신들의 위로의 말이었습니다. 순수했던 마음에 철없이 한 행동이었지요.”
1950년대에는 누구나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김 조합장의 가정환경도 어려웠다. 돈이 없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가정을 책임졌던 아버지를 도와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일을 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꿈을 항상 가슴속에 안고 살았다.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2011년 대진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년 뒤인 2013년 8월에는 건국대 농축대학원 산림조경분재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지역 사회 활동으로 신뢰 구축
지역에 대한 애향심이 남달랐던 김보연 조합장은 1969년 지역사회활동으로 고양군 4-H연합회 회장을 맡게 된다. 이듬해인 1970년 9월 자기만의 사업을 위해 젖소 1마리로 고봉산 목장을 시작했다. 1976년 결혼을 했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았다.
개인 사업과 사회활동을 병행하며 한국낙농육우협회 고양군 지부장과 고양군 낙우회장, 새마을지도자 벽제읍 협의회장에 이어 1994년에는 벽제농협조합장에 취임했다. 이후 고양 JC특우회장을 거치며 성석초 총동문회장, 농협대 명예교수직에 올랐다. 이후 경기도의원에 당선됐다.
차곡차곡 쌓은 경험은 조직을 운영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2011년 (사)전국농업기술자협회 고양시지회장과 인천경기연합회장에 취임한 김 조합장은 나무와 산림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그의 노하우와 리더십은 다시 검증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2015년 고양시산림조합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도전해 당선됐다.

전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임직원들에게 긍정의 힘을 심어주는 김보연 조합장

교육 통한 소통으로 경쟁력 강화
변화와 혁신에 목말랐던 산림조합은 2015년 3월 김보연 19대 조합장의 취임으로 움츠렸던 날개를 펴게 된다. 김 조합장은 침체된 성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며 과감한 선택을 한다. 내부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임직원들과 조합원들이 함께하는 자리인 ‘임직원 대화 갖기 시간’을 만든 것.
취임 직후부터 매월 진행하고 있는 ‘임직원 대화 갖기 시간’은 소통과 화합의 시간이자 역량강화를 위한 만남의 장이었다. 대화 갖기 시간은 조직원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을 초청해 강연하는 자리다. 강사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과 살아온 희로애락의 인생관을 함께 나누며 공유했다. 가끔은 직원이 강사가 되기도 했다. 벌써 많은 직원들이 강단에 섰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직원들도 점점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김 조합장이 도입한 이 프로그램은 취임 후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강연회는 학습조직으로 변화했고 나만이 가지고 있던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며 조직의 질적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됐다. 김 조합장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직원들이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긍정의 힘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대화의 시간이 조합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함께 동참해준 직원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라며 조직 소통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월 1회 이상의 전체직원과의 만남은 곧 화합의 시간이다. 농협대 김진수 교수의 특강은 몰입도가 컸다.

산림사업과 금융사업의 빠른 성장
고양시산림조합은 산림경영지도사업은 물론, 벌채임지와 무입목지에 묘목을 식재해 임분을 조성하는 조림사업,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산림자원조성을 위한 육림사업과 산림보호사업을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또한 황폐지, 붕괴지, 붕괴우려지에는 사방댐설치, 전석기슭막이, 바닥막이, 골막이설치 등 사방사업을 시행해 집중호우 시 토석류의 유출을 막고 산사태를 예방해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있다. 이외에도 나무시장 운영, 가로수식재, 병해충방제, 묘지관리, 훼손지복구, 경관조성사업, 산림사업시행자제도, 임야대리경영, 임업행정업무대행 등 산림 전반에 걸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금융사업도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들이 사활을 건 현장 활동을 펼치며 2016년 말 기준으로 총 자산 718억원으로 김 조합장이 취임하기 2년 전보다 200억원 이상 늘었다. 시중 금융권과 차별화된 금리정책 전략이 주효했고, 현장을 뛰어다니며 산림조합의 경쟁력을 홍보한 것이 완만한 성장세를 가져왔다. 상호금융대출사업인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저축성 예탁금 등 시중은행의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인식 전환이 걸림돌이었다. 방법은 현장 중심의 홍보밖에 없었다. 전 직원은 발이 닿는 곳,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홍보했다. 소식지를 만들고 온라인과 모바일로 그리고 SNS로 이미지 쇄신에 전력을 다했다. 김 조합장은 “자산의 증가와 지역의 인지도, 신뢰도 상승은 개인의 역할보다는 전 임직원의 노력이 컸다”며 “‘다시 시작이다’라는 구호가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어 금융사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고 말했다.    

지역공동체 조합으로 거듭나
고양시산림조합 설립 이전인 1949년 고양군산림조합으로 발족해 68년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지역의 대표 조합인 고양시산림조합은 산주와 임업인 그리고 조합원과 고객들의 절친한 친구이자 이웃이고 동반자다. 고양시산림조합은 푸르른 나무들처럼 푸른 강산을 지키고 푸른 금융사업으로 지역의 녹색문화를 만들어 가는 지역공동체 강소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작은 기대를 넘어 안정된 성장으로 지역에 깊게 뿌리 내리는 건강한 협동조합을 기대한다.

고양시산림조합을 움직이는 우수한 직원과 초청자들. 엄지손가락 처럼 으뜸인 조합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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