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고 시사토론 동아리 RNB

▲ 사진 왼쪽부터 이서연·나가림(2학년), 민채원·김사훈·정희경(3학년) 학생. 일산동고등학교 시사토론 동아리 RNB 회원들이 학교 앞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현장을 방문했다.

일산동고 시사토론 동아리 RNB
취재·인터뷰 통해 문제점 파악
국토부에 대안제시 ‘답변 얻어내’

[고양신문]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앞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일산동고를 비롯해 초중고 4개의 학교가 몰려있는 인근 사거리에서 꼬리물기를 하며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들로 등교시간 때가 되면 교통지옥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직접 민원을 넣고 해결해 보자는 의도였다.

국토부와 고양시에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방안을 제시한 학생들은 일산동고 시사토론 동아리인 ‘RNB(Read Newspaper Book)’ 회원들이다. 회원들은 담당경찰을 만나 교통체증의 원인과 심각성을 확인했고, 문제 해결방안을 고민하며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다. 이후 정리한 대안들을 지난해 말 국토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했고, 올해 초 고양시 해당부서로부터 답변을 얻어내는데까지 성공했다. 일부 제안들은 관할경찰서와 함께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으니 얼마간의 성과가 있었던 셈이다.

회장인 민채원(3학년)양을 중심으로 2년 전부터 활동해온 RNB는 신문과 책을 읽고 사회적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사토론 동아리다. 토론을 벌이던 중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주변 문제를 다뤄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등교시간이 되면 교통지옥으로 변하는 학교 앞 사거리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나 고민하기 시작했고, 작년 여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 나서게 됐다.

학교 앞 상황은 심각했다. 아파트 단지 사이에 4개의 학교가 몰려 있지만 길은 비좁았다. 거기에 인근 신도시의 입주가 본격화 되면서 출퇴근 차량들이 간선도로처럼 학교 앞 길을 이용하자 차량혼잡은 극에 달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5년 전부터 플래카드를 내걸고 교통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의 불편도 상당했다. 가장 심각한 교통체증 구간인 황룡초사거리에서는 앞차에 막힌 시내버스가 사거리 한가운데 떡하니 서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라 사거리 전체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학생들은 현장점검을 세밀히 하기 위해 아침마다 교통정리를 하는 관할지구대에 찾아가 담당경찰을 인터뷰했다. 주변 교통상황, 도로의 특징, 시간대별 교통량 등을 파악한 학생들은 나름대로의 대안을 모색해봤다. 일부차선을 좌회전만 가능하도록 하거나 일방통행으로 만들자는 의견,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 교통혼잡 안내판을 추가 설치하자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그중 차로와 신호체계 변경 등은 고양시로부터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 학생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교통체증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학교에서 관련 주제로 토론을 하는 모습.

민채원양은 “아직 서면으로만 답변을 받은 상태라 우리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해당 부서와의 면담을 통해 우리 제안이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 다시 확인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을 통해 말로만 끝냈던 동아리활동이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취재하고 해결방안을 찾아가면서 크게 성장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아리 회원인 김사훈(3학년)군은 “등굣길 교통문제 해결은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매우 중요한 우리의 권리찾기라고 생각한다. 광화문 집회에 학생들이 직접 나섰던 것처럼, 학생들이 접하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 활동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회원 중에는 경찰관이 꿈인 학생도 있었다. 이서연(2학년)양은 “직접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차량이용자, 주민, 학생, 담당공무원과 경찰 등의 이해관계가 각각 다르다는 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입법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활동 소감을 전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