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공감공간
도자기가 무겁다는 편견, 깨버릴 거야공감공간 23 - 도자기카페 레이든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7.02.17 21:54
  • 호수 1309
  • 댓글 0

다채로운 도자기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 카페 & 공방

‘레이든’은 일산동구 위시티마을 식사도서관 인근에 자리한 도자기 갤러리 겸 카페다. 외양은 단독블록에 새로 문을 연 여느 개인 카페처럼 깔끔하고 단정하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깥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사방 벽은 물론 카페 중앙에 놓인 두 개의 긴 테이블 위에도 도자기 그릇들이 가득하다. 촘촘히 칸을 나눈 나무 진열장에 작고 앙증맞은 그릇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제각각 개성이 넘친다. 어떤 그릇은 특유의 색감과 함께 반짝이는 윤기를 자랑하는가하면, 광택 없이 담백한 느낌을 전하는 그릇도 있다.
안쪽으로는 가운데가 불룩하게 휘어진 나무의 모양새를 그대로 살린 멋스러운 테이블이 놓여 있다. 햇살이 잘 드는 측면 창을 따라서도 별도의 전시 공간이 이어진다. 안쪽 벽에는 손잡이와 주둥이 모양이 다양한, 멋스러운 주전자들이 가득 놓여있다. 

스타일에 집착 않는 것이 스타일!

공간이 전하는 정서를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편안함’과 ‘자유로움’이다. 도자기 그릇들이 진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도자기 하면 떠오르는 무겁고 딱딱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그릇들이 부담 없는 사이즈의 생활 소품들이기도 하고, 모양과 색깔 역시 다채롭기 때문이다. 대개의 도예 작가들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스타일’에 집착하는데 반해 레이든에서 만나는 도자기들은 통일된 스타일에 대한 집착 따위는 애초부터 훌훌 털어버린 듯 제각각 자유분방한 형태를 자랑한다. 작품을 만든 작가이자 카페 레이든의 주인장인 한영주 사장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저는 제가 만드는 도자기들을 ‘작품’이라고 부르지 않아요. 어디까지나 손님들에게 판매되기 위한 생활도자기들이니까요. 그냥 아주 조금 특별한, 손으로 만든 그릇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더 고맙구요. 저는 부담 없는 가격의 도자기를 신나게 만들어서 싸게 팔고 또 만들자는 주의예요.”

밝히기는 어렵지만 사장님의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다. 솔직히 기자의 어림짐작으로 10년은 젊게 봤기 때문이다. 머리스타일도, 화사한 미소도, 상대방의 무장을 해체시키는 말투도 나이를 잊고 젊게 사는 사장님의 시원시원한 멘탈을 고스란히 증명한다. 레이든의 도자기들이 이제 보니 사장님의 스타일을 닮았나보다.



도자기에 옻칠을 해 독특한 색감을 연출한 주전자와 차그릇.

편안하게 들러 수다 떨기 딱이네

도자기에 관심이 있거나, 아니면 처음으로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이들에게 레이든은 참 괜찮은 갤러리다. 종류도 많고 기법도 다양해서 이것저것 살펴보며 자신의 취향을 체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맘에 드는 그릇을 살 수 있다. 몇 개 그릇의 가격을 물어보니 예상보다 무척 착하다.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겐 훌륭한 해설사 역할도 한다.
“도자기에 대해 뭐든 물어보세요. 친절히 답해 드릴께요. 손님들과 만나 자주 소통하며 도자기에 대한 지식을 다시 한 번 되새기니 저한테도 좋은 일이니까요.”

문을 연 지 2년째인 레이든에는 도자기를 보러 오는 이들도 많지만, 커피 손님들도 꾸준히 이어진다. 지인들과 함께, 또는 혼자 찾아와도 눈치 안 보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기 때문이다. 다락처럼 올린 2층에는 1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이런 저런 모임을 열거나 작은 강좌를 진행하기에 안성맞춤이겠다. 다음 달 부터는 꽃꽂이 모임에서 정기적인 스터디를 이 곳에서 갖기로 했단다. 공간 사용료는 따로 없이, 커피 한 잔씩 주문하면 그걸로 OK.  


유약을 바르지 않은 도자기는 나름의 담백한 멋을 풍긴다.

    
만들고 싶은 것 맘대로 뚝딱

카페의 메뉴는 간소하다. 기본적인 커피가 다섯 종, 라테와 초코음료, 에이드 몇 종, 그리고 계절에 따라 생과일주스와 팥빙수, 자몽빙수를 준비한다.  
본격적인 커피 전문점은 아니지만, 커피 맛에도 자부심이 있다. 비결은 하나. 원두를 나름 비싸고 좋은 걸 쓰는거다. 국내와 해외의 여러 커피숍들을 많이 다녀 본 경험으로 사장님은 ‘결국 커피맛의 기본은 좋은 원두!’라는 생각을 굳혔다.
가끔씩 지인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며 특별한 원두를 선물해오면, 혼자 마시지 않고 얼굴을 익힌 손님들과 나누기도 한다. ‘사장님 스페셜’인 셈이다. 레이든의 단골이 되기로 맘 먹었다면 이래저래 일단 사장님과 친해지고 볼 일이다.

한영주 사장은 원래 사진을 전공했다. 뒤늦게 도자기의 매력에 빠져 대학원에서 도예 공부를 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그때그때 만들고 싶은 도자기들을 맘껏 만들며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주도 흙도 써 보고, 강진 흙도 쓴다. 유약이나 채색도 다채로운 기법을 골고루 시도한다. 최근에는 도자기에 옻칠을 입히는 기법에 필이 꽂혀 색감이 독특한 그릇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 날렵한 때문인지 그릇들이 은근히 잘 팔린단다.

편한 복장으로 찾아와 창작욕 발산

갤러리와 카페에 이어 계단을 한 번 더 올라가 3층의 공방을 구경해보자. 한쪽에는 전동 물레가 몇 세트 놓여있고, 흙을 뽑거나 토판을 만드는 기계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완성된 도자기를 단단하게 구워내는 전기 가마도 눈에 띈다. 외부에는 전기와 가스를 함께 때는 가마도 별도로 있단다. 이곳은 사장님의 작업실이자 수강생들이 도자기를 배우는 공부터다. 공방에는 회원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한 분 더 있다.
“그동안 마무리 할 일이 있어 수강생들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않았는데, 이제 조금씩 공방을 활성화하려구요. 외부에 모집 광고도 좀 붙이고.”
도자기 배우는 재미가 뭐냐고 물었더니 역시 사장님다운 대답이 돌아온다.
“도자기 배우러 올 땐 아무 옷이나 편하게 막 입고 오는 게 제일 좋아요. 폼 나게 차려입고 와봤자 흙만 묻히거든요. 낡은 운동화에 작업복을 걸치고 와서 마음껏 창작 욕구를 펼쳐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도자 공방입니다. 괜찮지 않나요?”  

참, 카페 이름 레이든이 무슨 뜻일까?
“우리 딸이 유학 가 있는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이름입니다. 이름이 예뻐서 가게 이름으로 썼지요.”
레이든에 전시된 도자기들이 하나같이 밝고 따뜻한 느낌을 담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었나보다. 딸을 생각하는 엄마의 맘이 깃들었으니까. 

공방을 지키는 도예가이자 카페 주인장인 한영주 사장.

도자기공방 & 갤러리카페 레이든

주소 일산동구 위시티2로 43-8
전화번호 031-966-7080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경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