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이전 후보지 용역 결과 후보지 6곳 중에 고양시 포함

한예종 이전 후보지 용역 결과
후보지 6곳 중에 고양시 포함
“장기적으로 통합형이 학교발전”
장항동 부지 조성원가로 제공

한국종합예술학교 이전을 위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 전국 39곳의 후보지 중 추려낸 6곳 중에 고양시 일산동구 부지가 포함됐다고 보도된 가운데, 고양시의 최대 경쟁후보지 중 한 곳인 과천시가 석관동 캠퍼스만 유치하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천시가 당초 한국종합예술학교(이하 한예종)의 모든 캠퍼스를 유치하려 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자 석관동 일부 캠퍼스만 유치하려는 데 반해, 고양시는 한예종의 모든 캠퍼스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예종은 현재 서울 성북구 석관동, 서초구 서초동, 종로구 와룡동에 3개의 캠퍼스를 분리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중 석관동 캠퍼스 인근 조선왕릉인 의릉의 원형복원 추진계획에 따라 한예종은 석관동 캠퍼스를 이전할 수밖에 없게 되자 이참에 3곳의 캠퍼스를 통합해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2025 캠퍼스 기본 구상’ 용역을 지난해 1년 동안 진행해왔다. 

한예종 측에 따르면, 3개의 캠퍼스 전체가 이전하는 ‘통합형’ 이전 후보지에는 ▲고양시 일산동구(장항동 공공택지개발 지구) ▲서울 송파구(올림픽선수촌 인근) ▲인천 서구(아시아드 부지)가 선정됐고, 석관동 캠퍼스의 미술원과 전통예술원 등 단과대학 2곳만을 우선 이전하는 ‘네트워크형’ 이전 후보지에는 ▲과천시(정부과천청사 유휴지) ▲서울 서초구(옛 정보사 부지) ▲노원구(창동 차량기지)가 후보지로 선정됐다.



한예종 측이 통합형과 네트워크형에 적합한 지자체를 선정했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용역의 취지가 당초 3개 캠퍼스를 모두 이전하는 통합형 이전 방안만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네트워크형은 추후에 만들어진 방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한예종 학생들과 임직원들이 서울 밖으로 캠퍼스를 이전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음에 따라 당초 용역 취지를 벗어나 손쉬운 네트워크형을 두었다는 것이다. 문영기 고양시 교육정책팀장은 “원래 용역에는 네트워크형 이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천시가 석관동 일부 캠퍼스만 유치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것도 학생들과 교수들의 이전 반대로 석관동 일부 캠퍼스만 이전할 수 있다는 점과 과천시의 통합형 부지 마련의 어려움, 그리고 한예종 측의 통합형 이전에 따른 과도한 비용 문제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한예종 유치를 담당하는 과천시 부서인 교육청소년과 담당자는 “지역의 국회의원이 정부청사 유휴지를 한예종 이전부지로 한예종 총장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예종 학생들과 교수들의 목소리와 무관하게 이전비용과 한예종의 장기적 비전을 고려했을 때, 고양시 후보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노승열 고양시 평생교육과장은 “한예종의 학생들과 교수들이 서울의 후보지나 과천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예종이 대학 이전 대상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이전 비용을 지원하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야한다”면서 “한예종과 기획재정부는 이전 비용 측면에서 고양시가 다른 후보지에 비해 뛰어난 점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과장은 또한 “한예종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대학을 지향한다면 단과대학을 분리하는 지금과 같은 네트워크형이 아니라 모든 단과대학이 한 곳에 있는 통합형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가 개발계획인 장항동의 공공주택지구에 조성원가로 한예종 측에 제공할 수 있는 11만5000㎡(약 3만5000평) 규모의 ‘대학유치용지’를 따로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한예종 이전지로 큰 매력이다. 여기에다 한예종이 대학이전을 목표하고 있는 2025년 이전에 GTX A노선(서울 삼성~고양 킨텍스)이 개통된다면 서울에 거주하는 한예종 학생과 교직원들이 빠르게 통학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 외에도 한류 복합 테마파크, 아람누리, 어울림누리 등 예술적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고양시의 중요한 비교우위라고 볼 수 있다. 

유은혜 국회의원도 “통합캠퍼스를 옮기기에는 서울시 후보지가 땅값이 비싼데다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6개 후보지 중 고양시 후보지만한 곳은 없다”고 전했다. 문영기 고양시 교육정책팀장도 “부지 여건만 놓고 봤을 때 고양시와 인천시가 가장 경쟁력이 있지만, 인천은 서울의 학생들이 다니기에 너무 멀다는 단점이 크다”고 말했다. 

한예종 시설관리과 담당자는 “현재 통합형 후보지를 결정할지, 네트워크형 후보지를 결정할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3월에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도 낭설”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교수, 학생, 외부 전문가 등 총 11명의 선정위원회를 꾸려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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