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인들 “매출 4분의 1로 토막...빠른 영업보상 한다더니"

“한 달 매출이 4억~5억원까지 나왔는데 지금은 1억원도 안 나온다. 대부분 가구업체들의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임대료가 한 달에 1500만~2000만원인데, 매출실적이 떨어져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길이 없어 쫓겨나게 생겼다. 영업보상이 나오면 임대료를 내겠다면서 막노동 등 다른 일을 하는, 쫓겨난 가구인들도 있다”

식사동 621번지 일원에 공동주택 2500가구가 들어서는 식사2지구 개발이 몇 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이 일대에서 가구유통업을 하는 가구인을 비롯한 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식사 2지구 일대에는 17개의 가구유통업체를 비롯해 인테리어점, 전기재료상, 컴퓨터상, 수퍼마켓 등 50여 개 업체가 개발구역으로 묶여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 대부분 임대를 통해 영업을 하는 이들 업체들은 식사2지구가 개발 되면 영업보상을 받고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야 하는데, 개발이 지연되면서 영업보상도 받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묶이게 됐다. 한 가구유통업 사장은 “대리점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간다면 붙잡지 않고 내버려두고, 새로운 직원을 뽑지도 못하고 있다. 직원이 7명에서 지금은 3명으로 줄어들었다. 신상품이 들어와도 쉽게 받을 수 있는 상황도 못되고 대리점의 인테리어도 새롭게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렇게 식사2지구의 개발이 지지부진한 것은 개발을 위한 부지 매입문제와 부동산 침체에 의한 것도 있지만, 최근에는 사업 시행사인 S건설산업과 D업체 간의 지분 분쟁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고양시에 따르면, S건설산업은 식사 2지구 사업구역 내 소유하고 있는 2만6000평 정도의 토지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얻으려고 D업체 측과 기약할 수 없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S건설산업은 3년 전 평가된 토지가치보다 현시세를 적용해 더 높은 평가를 얻고 싶어하고, D업체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지분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 고양시 도시정비과 담당자는 “2014년 7월, 식사2지구에 대한 실시계획 인가가 난 다음, 감정평가 금액에 대해 시행사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가구인은 “시행업자들은 사업을 빨리 진척하기보다 자기들끼리 이익을 높이기 위해 지분싸움을 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가구인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안중에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년 전에는 개발이 바로 진행될 것이니 지장물조사 등 감정평가를 통해 영업보상이 곧 될 것처럼 말했는데, 그 말과 달리 개발이 전혀 진척되지 않아 그 사이에 상권이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가구인들은 개발 허가를 해놓고 식사2지구 인근의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고양시에 대해서도 불평을 털어놨다. 피해에 대해 법적 검토를 고려하고 있는 가구인 최모씨는 “땅값을 놓고 시행사끼리 싸우고 있는 마당에 고양시는 참견할 일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양시 도시정비과 담당자는 “실시계획 인가가 이뤄진 다음에는 몇 년 내 사업이 착수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사업이 폐지된다는 규정이 없다”면서 “그렇지만 가구인들의 피해에 대한 민원이 있어 조합, 시행사 등을 상대로 사업을 독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식사2지구는 일산동구 식사동 621번지 일원 22만6765㎡(6만8596평)에 대해 2010년 4월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개발구역이다. 해당구역 시행사 S건설산업, D업체, G건설 등 대토지소유주를 비롯해 해당구역의 토지소유자는 약 500세대다. 2009년 5월 고양식사2구역 도시개발조합설립 인가가 승인됐으며 최근 새로운 조합장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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