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파스텔향기'그림동회

[고양신문] 쓱, 쓱…. 회원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그리는 그림에 몰입해 있고, 도화지 위에파스텔을 터치하는 소리만이 화방의 공기를 가득 채운다. 파스텔의 표현력은  섬세하다.
한 회원이 그린 그림속의 강아지들이 금방이라도 꼬리를 흔들며나올 것만 같다.
파스텔향기 동호회는 2013년 3명의회원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10명으로 늘어난 회원들이 매주 금요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파스텔그림 자체가 달리 배울만한 곳이 거의 없어서, 회원들은 대부분 초보자로 입문한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나정희회장도 8년 전에 취미로 그림을 시작했다. 파스텔화만의 독특한 매력에 호기심을 느껴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발을 들여놓은 이들이 한 명 두 명 모여 동호회를 이룬 것이다.
파스텔화의 주제는 경계가 없다. 풍경스케치, 정물화, 정밀화 등 단순한 것부터 화려한 소재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손가락을 이용해 섬세한 표현을 하는것도 파스텔화의 매력 중 하나다.
나회장은 “파스텔은 그릴 때 손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림이 주는 미술 심리치료 효과가 크다”고 소개한다.

 

 

치매를 예방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막연히 파스텔화가 좋아 5년 전 처음파스텔을 손에 잡은 안정현 총무는 “파스텔화를 그리는 시간이 일상에서 벗어나는 소중한 시간이며, 동시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기도하다”라고 말한다.
손가락으로 그리는 작업이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초기에 그림에 너무 빠져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지문이 다 지워져 집의 지문 번호키가 인식을 못하는 경험은 파스텔향기 회원들이 모두 한번은 겪게 되는 해프닝이라며 웃는다.
파스텔화를 배운 지 4년째 되는 강은숙 회원은 “그림에 집중하는 시간도 좋지만, 회원들과 어울리는 것도 너무 즐겁다”면서 “대부분이 주부들이라서 가사와 육아 등 공통 관심사의 정보도 공유한다”고 소개한다.
햇살이 비치는 거실에서 파스텔화를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이외순회원은 2년 전 파스텔향기 동호회의 작품전시회에 우연히 들렀다가 멤버가 되었다. “손주들의 재롱을 볼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림이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그림을 배워 나가는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시간”이라며 소녀처럼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2년 전에 회원이 된 전효영회원도 “이제는 내가 그린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주변의 지인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한다”면서 “잘 그린 그림이라서 주는게 아니다. 시중에서 구매한 제품과는 다른, 내 정성이 깃든 의미가 있는 선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원들의 지도와 도움으로 이제 막 초보 티를 벗은 정미화 회원은 지난해 작품전시회에 걸린 자신의 그림을 보며 큰 성취감을 느꼈다. “직접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림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게 되고, 미술 전시회도 관심이 갖게 됐다”는 그는 한층 격상된 문화예술인으로서 삶을 누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파스텔향기 회원들은 2015년에 첫 작품전시회를 가졌다. 의외로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와 카탈로그가 모자랄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작품전시회를 열려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작품을 옮기는 작업부터 전시장을 직접 청소하고 작품을 옮기고 거는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회원들의 손길로 완성해야 하기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작품이다.

 


함께 그림을 그리며 서로의 작품을 통해 배우고 소통하는 과정이야말로 성공적인 전시의 출발점이다.
회원들은 벌써부터 연말에 열릴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이 개띠 해라서 다양한 개들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오직 그림에 대한 호기심과 파스텔 하나만 있으면, 흰 도화지 위에 나만의 세상을 그려낼 수 있는 아주 멋지고 경제적인 취미”라고 나정희 회장은 말한다. 파스텔이 보여주는 부드럽고 화사한 그림톤을 닮아서일까. 동호인들의 눈빛도 더없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문의 : 나정희 회장 010-434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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