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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호수공원에서 ‘활짝 열린’ 호수공원으로호수공원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세미나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7.03.13 16:28
  • 호수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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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호수공원 미래의 100년을 설계하자’는 타이틀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발표자의 무게감도, 주고 받은 제안과 논의들도 이름에 값했다. 주제발제와 의견발표를 합쳐 무려 9명의 발표가 이어졌지만, 각각의 전문성을 살린 참신한 지적과 제안이 이어지며 호수공원을 바라보는 인식의 지평을 훌쩍 넓혀줬다. 세미나 1부에서는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호수공원의 미래 100년을 위한 설계방안’, 이동범 문화유산활용연구소 소장이 ‘호수공원의 문화역사자원 활용방안’,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가 ‘이용자의 욕구와 비교사례분석을 통한 성장방안 제안’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정발산과 호수공원을  이벤트 녹지축으로 연결하자”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호수공원은 참 멋진 공간이지만, 냉정히 평가하면 산책과 휴식의 기능만 강화된 반쪽짜리 도심공원이다. 주변의 생활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공간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현재 호수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대형 건물들은 호수공원과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방문객의 모든 요구를 내부적으로 충족시키려는 데 주력하고 있지 않은가. 호수공원과의 넘나듦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수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거리의 이벤트 밀도(작고 다양한 가게들이 밀집된 정도)가 높아야 하는데, 호수공원의 경우 이 수치가 현저히 낮다. 거리의 문화가 살아있는 홍대 앞 피카소거리, 강남 가로수길 등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한 마디로 호수공원 주변은 풍경축은 멋지지만, 이벤트가 없는 거리다. 이벤트가 없는 풍경축은 바라보기에는 좋아도, 굳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갈 동기를 주지 못한다.

호수공원의 경계를 이루는 도로의 차선이 턱없이 넓다는 점도 문제다. 동서의 교통축을 이루는 왕복 6차선 도로가 호수공원과 건너편 상업지구를 단절시키고 있고, 넓은 도로를 가로지르는 육교 역시 보행자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주지 못한다. 공원과 주변 상가의 접근성이 높아지려면 차선폭이 4차선을 넘으면 곤란하다. 기존의 호수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한강 방향의 도로는 꼭 4차선 이하로 설계되었으면 한다. 

차선의 폭을 늘리고, 주차장을 잘 만든다고 해서 호수공원의 방문자가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공간의 밀도가 높아져야 공간을 통과하는 심리적 속도가 천천히 흐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행자 중심의 진입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호수공원과 정발산과의 거리는 불과 780m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일산문화공원이 너무 밋밋하다는 점이다. 말이 좋아 풍경축이지 걸으며 할 게 아무것도 없으니 동선이 이어지질 않는다. 두 자산을 이어주는 통로가 녹지축을 가진 이벤트 스트리트로 조성된다면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정발산과 호수공원 사이를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설계해보자.

 


“전시관과 홍보관, 새로운 콘텐츠 필요”
이동범 문화유산활용연구소 소장

호수공원의 옛 모습은 어땠을까? 조선시대의 자료를 살펴보면 한강 하구의 논밭이 펼쳐진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엔 조선의 토목 관련 관청인 선공감이 있었고, 억새와 갈대를 채취하는 압도색이라는 지명도 발견된다. 장항동이라는 이름은 물길에 의해 노루의 목처럼 길게 늘어진 지형에서 온 이름이다.

호수공원의 자연자원으로는 회화나무와 갈대를 비롯해 수많은 동식물의 생활 터전이다. 공원 안의 시설로는 광장과 분수대, 산책시설, 전통정원과 장미원, 학괴정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호수공원 안에는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과 신한류홍보관이 있지만, 텍스트와 이미지 위주라서 볼거리가 부족하다. 현재 시에서 새로이 역사박물관을 추진하고 있으니 이곳은 기획 테마전 중심으로 전시 성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겨울에는 공원의 활용도가 낮아지는데, 세시풍속을 따라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이어지는 전통명절 행사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방문객을 위한 최소한의 이벤트 시설로 호수의 양안을 연결하는 줄배를 연결하는 것과, 아랫말산에 조망시설 조성을 조심스레 제안하고 싶다.

 


“꽃전시장 리뉴얼해 복합문화도서관으로”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

21살이 된 호수공원은 연간 350만 명이 이용하며, 한국인이 가장 걷고 싶은 산책로에 선정된 적이 있을 만큼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공간으로 자랐다. 또한 국내 대규모 인공호수의 1세대로서 다양한 정화 처리를 통해 맑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호수공원의 가치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역시 숲과 호수가 선물해주는 ‘자연공간으로서의 가치’다. 다음으로 가족의 나들이 장소로 이용되는 ‘레저공간으로서의 가치’이며, 마지막으로 꽃박람회와 호수예술제로 대표되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벌어지는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다.  
     
문제는 자연공간의 성장에 비해 호수공원 안에 자리한 건축물들이 점점 낙후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건축물인 꽃전시장을 비롯해 호수 곳곳에 자리한 매점이나 카페도 시설과 디자인이 현대적 감각에 뒤떨어진다. 과감한 리뉴얼과 운영 개선이 요청된다.

공원의 첫 얼굴인 한울광장의 메시지 부재도 문제다. 중앙의 육교를 넘어 공원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토지공사의 마크와 마주치도록 돼 있는 부분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북한산 등 고양의 대표 자연유산과의 연계를 고려해보는 걸 검토해보자.

호수공원이 고만고만한 행사의 무대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호수공원에는 연간 150개가 넘는 행사와 이벤트가 열리는데, 메인 행사로 꼽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와 호수예술제가 점점 매력을 상실하고 테마가 불분명해지고 있다.

기존의 꽃전시관 건물은 건축미를 살린 새건물로 리뉴얼해 복합문화도서관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1층은 대규모 독서카페로 꾸미고, 꽃박람회 기간에는 공간을 변형해 행사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을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북한산과 창릉천, 행주산성과 이가순 수로를 지나 송포 들녘의 한강 수계까지를 하나의 코스로 연결하는,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한 바람누리길의 생태관광코스화를 제안한다.

또한 주변부 개발지와의 연계성을 높여 호수공원 내에서 충족하기 힘든 도시적 요소에 대한 기능을 보완하는 것도 과제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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