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과 키스, 당(糖)당(糖)할수록 치아 건강에는 독(毒)

추잉푸드 ‘젤리’, 충치 유발 지수 가장 높아
달콤한 키스, 10초 만에 세균 8,000만 마리 옮아
연인을 배려하는 필수요소 구강 건강관리

 

▲ 하리보젤리. 젤리는 당 함량이 많고 끈적이기 때문에 섭취 후에도 치아에 달라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인 뮤탄스균을 활발하게 번식시킨다.[사진제공=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고양신문] 연인들의 기념일 화이트데이다. 업체들의 마케팅을 위한 날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어색한 썸남썸녀들에게는 마음을 전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추잉푸드(chewing food)’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화이트데이 선물로 ‘젤리’가 각광받고 있지만 치아 건강을 생각한다면 젤리뿐만 아니라 캐러멜 캔디류 등은 좋은 선물이 될 수 없다.

충치균이 가장 좋아하는 달콤한 젤리

한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화이트데이 행사 기간(3월1일~14일) 중 사탕·젤리·초콜릿 등의 상품 중에서 젤리 매출이 23%를 기록하며 19%를 기록한 사탕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트데이=사탕’이라는 공식을 깨고 젊은층 사이에서 맛과 모양이 다양하고 식감도 쫄깃쫄깃한 젤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하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발표한 ‘음식물 충치 유발지수’를 보면 초콜릿 15, 비스킷과 과자 각각 27, 캐러멜 38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젤리는 48로 가장 높았다. 젤리가 사과·라면의 4.8배, 과자보다도 1.7배로 충치가 잘 생기는 것이다.

젤리는 당 함량이 많고 끈적이기 때문에 섭취 후에도 치아에 달라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인 뮤탄스균을 활발하게 번식시킨다. 연인의 구강 건강을 생각한다면 끈적끈적한 성분의 캐러멜이나 젤리류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심쿵 유발 키스, 충치 세균 공유할 수도

입안은 따뜻하고 습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충치가 있거나 잇몸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특정 세균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이 중 충치균의 일종인 뮤탄스균은 침을 통해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충치균을 가진 사람과 키스를 할 경우 균이 옮을 가능성이 있다.

국제학술지 ‘미생물군집’에 실린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원(TNO) 연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커플 21쌍에게 미생물이 함유된 생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10초 동안 키스를 하게한 후 두 사람의 입안 세균을 검사했는데, 8000만 마리의 구강 미생물이 상대방의 입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입속에 충치균이 서식하고 있다면 같은 종류의 세균을 공유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결과인 것이다.

오정규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구강내과 부원장은 “입속 세균들은 잇몸이나 치아 사이로 침입해 충치나 잇몸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구취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평소 구강 관리를 소홀히 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구강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인을 위한 배려 구강 건강관리 필수

▲ 오정규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구강내과 부원장
건강한 구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섭취 후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치질을 할 때는 치아 겉면만 닦는 것이 아니라 치실과 치간칫솔을 이용해 치아 사이 면도 꼼꼼히 닦아야 한다. 양치질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로 입안을 헹궈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 주는 것도 좋은데 평상시 치약칫솔세트나 가글을 휴대해 양치질을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 원장은 “충치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이지만 통증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충치 검진 및 스케일링을 통해 구강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유치를 가진 아이들은 충치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콜릿이나 젤리 등 단 음식을 먹고 난 뒤 더욱 꼼꼼하게 양치질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신경 써야 하고, 충치뿐 아니라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질병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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