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에게 '청렴성' 칼끝 겨누지만 문재인에겐 슬쩍 비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가 본격화되면서 최성 고양시장의 인지도는 차츰 높아가고 있지만 인지도가 곧 지지도로 바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재까지 4차례 토론회를 거치며, 최 시장은 본인의 청렴성을 내세우는 한편 다른 후보에게도 청렴성을 요구하며 이를 검증하기 위한 칼끝을 겨눴다. 최 시장은 “이제 더 이상 범법자 대통령은 안 된다”며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치러지는 청렴성에 대한 검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 시장은 지난 6일 열린 2차 토론회 때 범죄 수사 경력증명서, 병력증명서, 재산 신고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청렴성에 대한 검증의 칼끝이 안희정·이재명 두 후보에게만 집중되어 있고, 정작 지지도가 가장 높으며 대세론의 중심에 있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비켜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3차 토론회에서, 최 시장은 안희정 지사의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전과를 거론하고, 이재명 시장에게는 음주운전 전과와 논문 표절 논란을 지적했다. 당시 안 지사는 “같은 당 동지한테 그런 방식으로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발끈하면서 토론회장에 일순 긴장감이 고조됐다. 3차 토론회에서 최 시장은 문 전 대표에게는 캠프 영입인사들에 대한 측근 관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수준에서 공세의 정도를 낮췄다. 지난 17일 열린 4차 토론회에서도 최 시장은 안희정 지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복역한 전력을 재차 거론했다.

이처럼 최 시장이 계속 안 지사와 이 시장에 대해서는 격한 공세를 취하는 것과 달리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무비판에 가까운 토론 자세를 거듭 취하자, ‘문재인을 도우기 위해 토론회 나왔다’는 시각이 누그러지기는커녕 강화되고 있다. 심지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당내 다수파를 차지하는 문 전 대표와 손잡으려는 게 눈에 띄게 드러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토론을 지켜본 한 고양시민은 “최 시장의 청렴성 검증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시청자들에게 비쳐질 수 있다”며 “인지도를 높일지는 모르나, 대선 주자로서의 비전이나 공약으로 어필하기보다 이러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임하는 것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시장을 응원하는 또 다른 고양시민은 “우선 안희정·이재명 후보를 넘어서야 결선투표에 나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최 시장의 포지션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자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3차 토론회를 마친 지난 14일 최 시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3차에 걸친 토론회 내내 인터넷 검색1위라니?’라며 ‘듣보잡, 꼴찌후보에 대한 응원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은행에서 마저 못 채운 후원금을 은행대출로 메꿔 민주당 경선등록을 마치면서 두 손 불끈 쥐었다’라고도 밝혔다. 최 시장은 예비후보 등록 당시 5000만원을 낸 이후 지난 13일 본경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3억5000만원을 추가로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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