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교육 메카로 떠오른 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

학생 생각 기록하는 ‘제작노트’부터
기초 드로잉 연습까지 철저한 관리 
꿈 향한 학생 노력과 교사의 헌신에
부모 후원까지 ‘삼박자’로 이룬 쾌거

[고양신문] 2017학년도 서울대 미대 2명, 홍익대 미대 21명 진학. 예술고등학교의 입시결과가 아니다. 고양시에 있는 중산고등학교 미술부 ‘청개구리’가 이뤄낸 쾌거다. 중산고 미술부가 놀라운 입시 성적으로 화제를 낳으면서 미대 진학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졸업한 18기 31명 가운데 홍익대 미대에 21명이 진학했으며 합격률이 171%(중복 포함)에 달한다.

도대체 이 학교의 비법은 무엇일까. 중산고 체육관 1층에 있는 미술부 교실과 교무실을 살짝만 엿보아도 ‘아하! 그렇구나!’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미술부 교무실 벽면에는 기수별 화이트보드가 걸려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내신, 모의고사 성적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미술부 양승만 교사가 기수별 40명 학생들의 성적관리, 면담, 실기지도, 실기시험 평가, 작품 등을 철저히 관리한다.

▲ 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의 수업 장면. 미술부 학생들은 수업이 시작되기 전 매일 20분씩 드로잉 연습을 한다. 중산고 체육관 1층에 있는 미술부 교실을 엿보면 이 학교의 입시 성적 비법을 읽을 수 있다.


입시 때가 되면 한 학생을 3년 동안 지도해온 전공분야 교사와 양승만 교사가 심도있는 면담을 하고 학생의 여러 가지 특성을 고려해 종합, 실기, 교과, 정시 중 어떤 전형에 넣을지 전략을 짠다. 해마다 미술부원들에 의해 축적된 대입정보들, 즉 면접 질문과 답변, 실기 자료, 합격자 성적 등 자료들이 합격률을 높여준다.

학생부에 기재될 미술부 활동의 내용도 어마어마하다. 우선은 제작노트가 눈에 띈다. 학생들은 정해진 주제에 대해 3개월간 고민하며 제작노트에 글을 쓰고 마지막에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재료와 기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학생 하나하나의 개성이 담긴 신선한 그림이 탄생한다. 미술부 수업이 시작되기 전 매일 20분씩의 드로잉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양승만 교사는 “다양한 시각으로 대상을 그리면서 드로잉이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릴 대상을 정해주지 않고 큰 주제를 정해주면 학생들이 각자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린다. 위에서 보기, 옆에서 보기, 부분을 크게 확대하기, 왜곡해보기 등 다양한 시각으로 대상을 표현해본다. 여름방학에는 누드 드로잉을 하며 1학년은 2D, 2학년은 3D로 그리며 입체적으로 이해한다. 드로잉 훈련은 미술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준다.

홍익대의 경우 1단계 성적, 2단계 미술활동보고서, 3단계 드로잉(60점), 면접(40점)으로 선발하는데 실기평가에서 작품 두 점을 보여주고 자신만의 생각을 담아 5~10분 사이에 그려내라고 한다. 잠시 그린 작품에서 아이디어와 실력을 파악해 학생을 선발하니 드로잉은 그만큼 중요하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수업 끝나기 전 15분간의 노트정리다. 수업시간에 지적받은 것, 칭찬받은 것, 참고할 것을 적기도 하고, 자료를 붙이거나 자기반성을 쓰기도 하면서 그날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미술부에는 3개 전공, 8개 직속, 12개 동아리가 있어 다양한 조합으로 선후배가 함께 활동한다. 12개 동아리에는 큐레이터, 스토리텔링, 편집부, 작가 등 다양한 팀이 있어서 미술전시, 작품집제작, 탐방 장소 섭외와 안내 등을 학생들 스스로 맡아서 한다. 봉사시간도 받고, 경험도 되고, 포트폴리오도 된다. 해마다 학생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동화책을 만들어 출판기념회를 갖고 책은 경진학교나 홀트학교에 기증하기도 한다. 미술부 복도에서 열리는 미니 전시회가 1년에 20회가 넘는다.

중산고 미술부 학생들은 학교 성적도 좋다. 내신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맞춰 성적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학교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실력을 갖춰 원하는 진로를 찾아가는 중산고 미술부 학생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과 개인생활이 거의 없이 학생상담과 진학·진로 지도에 전념하는 교사, 학교와 자녀를 믿고 후원하는 학부모, 이 삼박자가 맞아 올해 놀라운 진학결과를 빚어냈다. 

중산고 미술부에 들어가려면
중산고는 2004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미술교과특기자 육성학교로 지정받았다. 중산고 미술부원은 중산고에 배정받은 신입생 중에서 선발하며 중학교 내신 50%, 실기 평가 20%, 면접 30%를 반영한다. 면접에는 중학교 담임교사의 평가, 부모면접, 학생본인 면접이 포함된다. 함께 어우러져 활동할 수 있는 인성을 평가한다. 해마다 40명을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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