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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후, 첫 개혁은 선거법 개혁으로
  •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7.03.20 18:36
  • 호수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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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3월 10일 대통령 탄핵결정이 내려졌다.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시민들의 촛불이 최고권력자를 끌어내린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한사람 탄핵한다고 해서 곧바로 ‘헬조선’이 ‘행복한 민주공화국’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탄핵은 또 다른 시작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스웨덴의 복지, 덴마크의 교육은 모두 그 나라의 정치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의 정치를 만든 것은 그 나라의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시스템이다. 흔히 정치인들, 공무원들이 유럽의 복지국가들을 견학하러 가는 것을 보는데, 쓸데없는 짓이다. 배워올 거면, 그 나라의 선거제도를 배워 와야 한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국회의원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뽑는다. 정당이 얻은 득표율대로 국회의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있다고 했을 때, 30%얻은 정당은 90석, 20% 얻은 정당은 60석, 10%얻은 정당은 30석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사표(死票)가 줄어들고, 유권자들의 표심이 공정하게 반영된다. 정당들은 정책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이 정당투표를 할 때에는 정책을 보고 투표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5년 2월 중앙선관위가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선거권 연령도 만18세로 낮출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회에서는 이런 선거제도 개혁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을 가진 일부 국회의원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핵이후에 첫 번째로 개혁해야 할 과제는 선거법 개혁이다. 당장 5월 9일에 치러질 대선에서 만18세-만19세 사이에 있는 청년들 60만명이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될 상황이다. 그리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의 선거제도가 유지된다면, 정당들은 시민들이 바라는 정책을 입안하고 개혁을 하는데 몰두하기 보다는 정쟁에 몰두할 것이다. 지금의 선거제도에서는 정책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도 정책보다는 ‘지역구 관리’에 관심을 쏟을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런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바꾸는 방법은 선거제도 개혁밖에 없다. ‘앞으로는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한다’고 하면, 각 정당들은 정책경쟁, 개혁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지금 국회에서 개헌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개헌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선거제도 개혁이다. 선거법 개혁은 개헌까지 필요 없고, 법률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한편 지방선거제도도 개혁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도 선거 때마다 수많은 사표가 발생하고,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율과 의석비율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이전에 개혁이 필요하다. 

이처럼 절박한 선거법 개혁을 위해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www.changeelection.net)’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결국 선거법 개혁은 주권자인 시민들이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webmaster@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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