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 봄, 면역력과 자생력 키우기

춘곤증으로 무기력한 봄
새벽형 인간으로 변하고
간과 비장 기능 강화해야

▲ 유용우 원장은 “봄에 유난히 피곤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은 간과 비장의 기능이 세포의 신진대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혈액 공급이 들쭉날쭉해도 되는 조직들이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라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맨발로 하루 30분 이상 걸으며 기운을 북돋우는 봄나물을 섭취할 것”을 강조했다.

봄은 생명력이 왕성한 계절이다. 힘을 주체할 수 없어 ‘봄바람이 난다’는 말까지 있는데 대부분 성인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봄에 유독 더 힘들어 한다. 왜일까? 환절기인 봄철에 쉽게 걸리는 잔병을 잘 이겨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22일 한양문고 주엽점에서 열린 유용우 한의사 초정 건강특강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봄을 이겨내는 면역력과 자생력 기르기’를 주제로 펼쳐진 이날 강연 내용을 요약해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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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생명력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월을 기준으로 보면 3월부터 5월까지의 기간이고 하루를 기준으로는 새벽 3시부터 아침 9시까지가 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내 몸에 봄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기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려면 늦어도 아침 9시에는 일어나야한다. 이때를 넘어 잠에서 깬다면 그냥 계절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침 7시엔 하루를 시작해야
기록에 의하면 조선시대에 경복궁에서 왕이 참여해 열린 회의도 아침 7시부터 시작됐다. 요즘 웬만한 큰 회사들의 중역회의도 아침 7시면 열리지 않나. 활기찬 봄의 기운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

우리들도 새벽형 인간이 되면 몸이 힘들 일은 없다. 춘곤증이나 새학기 증후군도 없고 식욕이 저하되거나 무기력해지는 증상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알람을 울려서 억지로 힘들게 깨는 것이 아니라 가뿐하고 기분 좋게 잠에서 깨야 한다는 것이다.

봄이 되면 어떤 사람은 소화불량이나 식곤증 때문에 유독 힘들어하는 반면에 또 어떤 사람은 힘이 넘쳐서 봄바람까지 난다. 왜일까. 한의학에서는 봄을 오행상의 목(木), 즉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계절로 본다. 하루를 기준으로 보면 아침에 일어나 ‘오늘 무엇을 어떻게 하자’라고 결정하는 것처럼 봄은 우리 몸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는 계절이다.

봄은 시작이다. 단순히 일어나서 세수하는 것 뿐 아니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지라고 생각까지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하루의 봄을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다. 새벽에 일찍 깨어 운동을 하거나 출근해보라. 저절로 의지가 생기고 새로운 결심도 하게 된다. 우리의 생각에 따라 몸도 그에 맞추어 활동하게 되어있다. 우리 몸은 나의 결심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장비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간과 비장(지라)이다.

간과 비장, 몸의 생산과 재활용 공장
간은 우리 몸의 생산공장이다. 음식을 먹으면 위장, 소장, 대장으로 흡수된 후 간으로 전부 모인다. 간에서 모여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변형해서 혈관으로 보낸다. 그런데 이때 내 몸에 맞는 구조로 잘 바꾸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더라도 몸의 에너지원이 되지 못한다. 즉 간은 내 몸에 맞는 구조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생산공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비장(지라)은 재활용공장이다. 우리 몸의 혈액이나 호르몬은 한 번씩 활용되고 나면 그 기능이 저하돼 노폐물이나 이물질로 변하기 때문에 파기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완전히 파기시켜 새롭게 만들 것과 폐기한 것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 장부가 바로 비장이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주는 간과 재활용을 담당하는 비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활기찬 생명의 계절 봄에도 우리 몸은 힘겨워 한다. 식욕이 좋은 사람은 생산공장의 역할을 하는 간이 튼튼하다. 하지만 우리 몸의 효율은 실은 재활용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사람이란 결국 비장이 튼튼한 사람이다. 

간은 해독과 대사기능의 핵심
간의 기능을 살펴보자. 음식을 먹을 때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은 입 속의 침부터 시작해서 여러 장부가 있다. 소화는 위장에서 완전히 녹이고 췌장에서는 완전히 분해시키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간은 이 과정서 깔끔하게 분해되지 않은 것을 재차 분해시켜 단백질 성격을 완전히 없애는 기능을 한다. 해독기능이 대표적이다. 간이 튼튼한 사람이 주량이 센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담즙은 지방을 소화시키는데 동물성 식품 같은 소화가 잘 안 되는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간이 소화즙을 만들기 위해 피로감이 증가하게 된다. 간이 약하면 섭위한 음식의 성격이 몸에 그대로 남게 돼 힘들어진다. 

간은 대사기능도 한다. 음식이 들어오면 몸에 맞게 바꾸는 기능을 말하는데 대사기능이 활발하면 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요소들이 잘 충족된다. 간은 몸에서 필요한 지방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기능도 담당한다.

따라서 간의 기능이 약하면 전신피로와 무기력증, 소화장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면역반응으로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고 혈관이 약해지고 터져서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홍반 증상도 나타난다. 면역력이 저하돼 우리 몸과 동조되지 않은 이종 단백질이 축적되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비장, 면역체계의 중추
비장은 재활용공장이자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임파구다. 우리 몸의 임파(림프)를 100이라고 할 때 비장은 약 2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모든 혈액은 임파를 거치게 되어있다. 세균 바이러스가 단백질의 유사구조인데 단백질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임파가 면역체계를 가동해 이물질을 제거하게 된다. 필요하면 우리 몸이 스스로 체온을 1~2도 정도 높여 면역력도 증가시킨다. 이 과정에서 면역의 체계를 잡아주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이 비장이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노화된다. 가장 빨리 노화되는 것은 위장 점막으로 3일에 한 번씩 세포 분열로 새로 생기고, 기타 소화기 점막은 평균 1주, 다른 세포들은 평균 3~4주, 뼈와 연결된 것 세포들은 평균 3개월 간격으로 새로 만들어진다.

우리 몸의 구조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혈액인데 비장의 능력이 떨어지면 활성산소가 발생해서 에너지가 떨어지고 몸이 힘들고 귀찮아 지는 증상이 생긴다. 그런 중에도 우리 몸의 핵심인 심장과 뇌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산소를 더 공급해달라고 답답함과 투통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빈혈, 소화불량, 변비, 생리통 등도 모두 이 비장 기능의 저하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 몸의 면역력과 자생력을 길러 생명의 계절 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까. 근본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가볍게 할 수 있는 생활 속 방법을 알아보자.

손·발바닥 자극하면 장부 튼튼
현대를 살고 있는 인간의 유전자는 여전히 원시인의 유전자 구조와 동일하다. 사실 신발이라는 문명의 혜택이 장부의 구조를 약화시켰다. 원시인처럼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의 활동성이 강화되면서 장부의 구조가 튼튼해진다.

간과 비장, 소장, 부신 등은 우리 몸의 영양을 공급하고 호르몬을 생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발바닥 중심의 옴폭 들어간 용천혈을 자극해주면 모든 장부가 건강해지고 특히, 엄지발가락을 자극해주면 간과 비장이 튼튼해진다. 발이 장부의 구조와 연관되어 있다면 손은 인체와 장부의 기능을 촉발한다고 보면 된다. 손바닥을 자극해주면 심폐가 튼튼해진다.

봄의 보약, 봄나물과 다슬기
흔히 봄의 보약은 식욕을 촉진하는 봄나물이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봄나물이 간과 비장의 기능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지구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가장 많이 함유 하고 있는 것이 이끼인데 이끼류를 주식으로 삼는 파래, 전복, 골뱅이, 다슬기를 추천한다. 특히 다슬기의 푸른색소는 사람의 간색소와 같은 뿌리를 가졌기 때문에 간을 이루는 세포에 좋다.

민물 이끼를 품고 있는 미나리와 쑥, 냉이, 부추, 죽순, 민들레 등 봄나물이 식욕을 돋워주는 것도 그런 이유다. 피를 맑게 해주고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콜레스트롤을 배출해주어 간과 비장의 기능을 강화해주는 개(돌)복숭아도 좋다. 대추와 곶감도 비장을 강화시켜준다.

 

▲ 유용우 유용우한의원 원장

[유용우 원장 프로필]
·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은빛한의원 원장(국내 최초 어린이전문 한의원)
· 도원아이한의원 네트워크(19개점) 공동대표원장
· 현)유용우한의원 원장
· 『한방으로 키우면 훨씬 건강해요』(1997) 유용우, 채기원 공저
· 『발로 뛰어 찾은 한방명의 20』(2011)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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