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 소리 없는 살인자, 미세먼지

황산·질산·암모니아 화학성분
심각한 심장·호흡기·폐질환 유발
마스크 착용 충분한 수분 섭취해야

▲ 심욱섭 심소아과 원장은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가 작아 호흡기와 혈관 속에 침투해 뇌졸중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며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실내 청결과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즘 뿌연 하늘을 보면 바깥으로 나가자니 불안하고 집에만 있자니 운동도 못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최근 들어 더 심해진 미세먼지 탓이다. 올해 들어 3번이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지름 2.5㎛ 이하 크기의 초미세먼지는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나 뇌에 침투해 더 위험하다. 눈에 보이지 않아 막연하고 불안한 미세먼지, 왜 문제이고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알아봤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
매년 봄이 되면 중국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즉 황사에 신경을 썼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매일매일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황사는 중국의 사막에서 고운 모래가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로 올라와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흙먼지로 자연 토양성분이 주를 이루는 황사는 화석연료 연소, 공장·자동차 배출가스 등에 의해 발생하는 미세먼지와는 다르다. 최근엔 기상변화로 황사를 일으킬 만큼의 강한 바람이 줄어들어 황사 발생이 줄어들었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 <출처 : 환경부>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 혹은 공장이나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고와서 오랫동안 공기 중에 떠있고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같은 성분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리 몸의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되면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미세먼지 속에는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의 유해물질이 많아 인체에 치명적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연 3만 명 사망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총 먼지지름이 10㎛이하인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PM10, PM2.5)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 왔고, 2013년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사람에게 발암이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 <출처 : 환경부>
최근 중국 칭화대 화학공학과 교수팀과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은 공동연구를 통해 2007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로 한국과 일본에서 조기 사망한 사람의 수가 3만900명에 달하는 등 직경 2.5㎛ 미만 초미세먼지(PM2.5)가 국가를 넘어 이동하며 다른 나라 국민의 조기사망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미세먼지 농도도 해마다 짙어지는 추세다. 지난달 29일까지 서울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40㎍/㎥으로 2015년(30㎍/㎥)에 비해 33%, 지난해(32㎍/㎥)에 비해서도 25%나 높아졌다. 지름 2.5㎛이하인 초미세먼지(PM2.5)의 하루 평균치가 ‘나쁨’ 수준 이상을 기록해 야외활동을 할 수 없었던 날도 3월에만 7일이나 된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위협적인 이유
일상적인 먼지의 대부분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된다. 반면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정도인 10㎛이하로 매우 작기 때문에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까지 스며들게 된다.

오랫동안 이러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안구질환(안구건조증, 결막염 등), 피부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또한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가 작아 호흡기와 혈관 속에 침투해 뇌졸중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호흡곤란 유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의 농도가 10µg/㎥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률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10µg/㎥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수가 전체 연령에서 11.18%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의사회가 지난달 30일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건강 문제의 심각성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심욱섭 심소아과 원장은 “크기가 2.5㎛이하인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의 끝인 폐포까지 들어가 흡착되기 때문에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등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켜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심·혈관질환, 알레르기 질환,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심 원장은 “특히 천식 등 알레르기 및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이 기저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꼭 마스크 착용, 실내 청결 유지해야
심 원장은 요즘같이 오랫동안 미세먼지가 지속될 때에는 가능하면 노출을 피하고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피치 못할 경우에는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 받은 KF80 등급 이상의 황사 마스크나 방진 마스크가 좋다. KF(Korea Filter)지수는 숫자가 클수록 미세먼지 차단이 더 잘 된다.

▲ <출처 : 환경부>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외출 후 깨끗이 손과 몸을 씻고 양치질을 깨끗하게 하며 수분을 공급하면 도움이 된다.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미세먼지나 황사의 성분이 침투하기 쉽기 때문에 하루 8잔(1.5리터)이상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주면 좋다. 

외부의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집안에만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창문을 꼭꼭 닫아둔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오히려 바깥보다 높아질 수 있다. 진공청소기로만 청소하지 말고 물걸레로 집안 곳곳의 먼지를 꼼꼼히 닦아내고, 공기정화용 식물을 두거나 실내습도를 높이는 것도 큰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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