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일 소설가 동화작가
[고양신문] 정치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치고 대통령을 꿈꾸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인은 누가 되었든 자격을 갖추면 출마할 수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란 자리가 꿈만 꾼다고 해서 되는 자리도 아니요, 자격만 갖추었다고 해서 되는 자리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헌정사에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에 따라 현 대통령이 파면되고 후임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5월 9일, 우리는 또다시 19대 대통령 선거를 하여야 한다. 그동안 11명의 대통령이 배출되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11명의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국정을 책임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대통령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또 한 명의 그런 대통령을 보내고 우리는 선거를 치르게 된다.

선거를 앞둔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고 안타깝다. 왜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는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대통령이 드문 것인가. 이런 자문 아닌 자문을 하면서 작금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며 소회를 피력해 보고자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을 보면 현직 자치단체장들이 월등히 많다는 특징이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후보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있으며 바른정당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만 자치단체장이 없는 편이다.

출마하려는 후보들을 보면 다들 능력과 자격을 갖춘 분들이다. 벌써 여러 번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력이 있고 도정이나 시정에 있어서도 능력이 검증된 분들이다. 따라서 이런 분들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필자는 고양시에 거주하므로 현 고양시장으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온 최성 시장에 대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최성 시장은 시장이 되기 전에는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 국회의원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그런데 이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 경선에 나온다고 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최 시장은 오래 전부터 대통령에 뜻을 두고 준비를 해왔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 대통령 경선자인 문재인 후보나 안희정, 이재명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너무 낮다. 위의 세 사람은 진즉부터 경선에 뛰어들어 인지도도 있을 뿐더러 어느 정도 국민들의 지지가 있는 편이었다. 그런 반면에 최성 시장은 국민들에게 낯설 뿐만 아니라 인지도는 물론 지지도도 아주 미약하다.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호남 경선 결과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문재인 60.2%, 안희정 20%, 이재명 19.4%, 최성 0.4%였다. 더군다나 최성 시장에게는 호남이 텃밭이랄 수가 있고 광주가 고향인 분이다. 호남에서도 미미한 지지를 받는 분이 왜 대통령 경선에 나섰는지 고양시민으로서는, 특히 대선후보로서 최 시장을 지지하지 않는 많은 고양시민으로서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최성 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장 경선자들도 마찬가지다. 후보 경선 기간 동안에는 아무래도 도정이나 시정에 공백이 생길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이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경선에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 결국 공백에 대한 손실은 도민이나 시민이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누가 되었든 이번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지녔으면 한다. 보수와 진보, 좌익과 우익 이념으로 대치하는 정치지도자들을 답습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분법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 단순한 사회가 아니다. 다양함과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조화해 나가야 할 정도로 복잡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국가 리더십의 와해를 보면서 효경(孝經)에서 강조한 겸손과 절제의 미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재상불과고위불위(在上不驕高位不危) 제절근도만이불일(制節謹度滿以不溢) 시왈전전긍긍(詩曰戰戰兢兢) 여임심연여리박빙(如臨深淵如履薄氷)’

이 말의 뜻은 이렇다. “윗자리에서 까불지 않으면 높은 자리에 있어도 위태롭지 않고, 절도가 있고 절제하면 차도 넘치지 않는 법이니 시경에 이르기를 마치 깊은 못에 있듯 마치 살얼음을 밟듯이 조심하고 두려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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