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골집> 황기순의 칼국수와 돈까스
매서운 겨울을 견뎌낸, 고지대에서 자라는 향긋한 명이나물(산마늘)을 고양 땅에서 처음 재배한 부지런한 농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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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이 연둣빛이 되기 전부터 농부는 바빠진다. 열무, 얼갈이, 부추도 키우지만 남들보다 먼저 재배를 시도한 명이나물(산마늘) 수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달만 수확이 가능한 명이나물은 한 잎 한 잎 따야 할만큼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라 일하다 보면 자칫 끼니를 놓치기 십상이다. 그런 나에게 밭일을 하다가도 언제든 달려가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황기순의 칼국수와 돈까스’는 참 편하고 고마운 식당이다.
칼국수를 먼저 맛보자. 진하게 우려낸 멸치육수로 깊은 맛을 냈다. 혼자 먹기에 버거울 정도로 양푼에 가득 담겨져 나온다. 주인장은 일본 야마모또사와 기술제휴한 생면기술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잘 퍼지지 않고 쫄깃한 면발이 살아있다.
취향에 따라 조선간장과 청양고추가 들어간 양념을 한 숟갈 넣고 김치 하나 얹어서 먹으면 농사의 고단함이 금세 달아난다. 얇게 펼쳐 넣어 후루룩 끓여낸 손수제비도, 입에 착착 감기는 냉면도 맛깔스럽다.
칼국수 먹다가 고기 한 점이 생각나도 걱정할 것 없다. 칼국수와 숯불양념돼지고기 세트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원래 이곳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정육식당인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상호를 사용했었다. 당연히 고기메뉴도 푸짐하고 맛나다.
고소하고 푸짐한 게 그리우면 왕돈까스를 주문하자. 큼지막한 돈가스에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샐러드와 장국이 나온다.
값도 싸고 푸짐해서 ‘이렇게 장사하면 손해 보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될 정도다. 원당에서 사리현동 가는 큰길가에 있으니 지나가는 길손들에게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또다시 부지런히 밭일을 하러 가야겠다.
주요메뉴와 가격
-칼국수 3800원 -수제비 3800원 -왕돈까스 6500원
분위기
넓은 내부에 테이블이 여럿 놓여 있어서 어디든지 앉을 수 있고 주차장도 넉넉하다.
사람들
우승주 대표와 아들이 주방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고객을 정성껏 맞이하고 있다.
대표 : 우승주
주소 : 덕양구 원당동 392-3
(구 한국인의 밥상, 왕릉골 정류장 인근)
문의 : 031-968-0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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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기자
ysun6504@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