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 고양시약사회 마라톤동호회 '건달파'

[고양신문] 아침 6시, 눈을 뜨면 몸이 저절로 호수공원으로 향한다. 일 년 열두 달,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해 달리는 파머시스트(pharmacist, 약사)’를 줄인 ‘건달파’, 고양시약사회 마라톤동호회 회원들이다.

 

 


2007년 창단한 건달파 회원은 20여 명. 고양시약사들의 동호회로서 마라톤이라는 게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보니 창립 초기에나 10년이 지난 지금에나 회원 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박용식 건달파 회장은 “회원 대부분 하루 종일 약국에 묶여 있다보니 다른 사람 건강은 챙기면서 정작 자신의 건강은 챙길 틈이 없는 편”이라며 “호수공원의 철따라 바뀌는 아름다운 풍경과 맑은 공기를 마시는 동호회 활동이어서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건달파를 창단한 박용식 회장은 2005년 ‘절친’의 권유로 호수공원을 달리기 시작해 그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 하프(21㎞) 코스를 완주한 ‘천생’ 마라토너다. 박 회장이 마라톤을 시작할 땐 몸무게가 76㎏이나 됐다. 처음 호수공원에 나서 다른 사람들이 달리는 걸 보곤 ‘저 힘든 걸 어떻게 하나?’란 마음만 앞섰단다. 그래도 조금씩 거리와 시간을 늘려가면서 몸무게가 줄고 몸이 가뿐해지는 게 느껴지자 점차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박 회장의 몸무게는 현재 63㎏. 박 회장은 “이젠 1㎏만 늘어도 몸이 무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회원들은 국내 3개 마라톤 대회인 동아마라톤, 중앙마라톤, 조선마라톤에 매년 참가한다. 마라토너라면 꼭 뛰고 싶어하는 대회다. 이를 위해 매일 개별적으로 연습할 뿐만 아니라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회원들이 모여 함께 달린다. 대회일이 가까워지면 당연히 연습 강도가 세진다.

 

 


동호회 활동 10년 동안 풀코스에만 40회 정도 참가한 하소영 총무는 “기록에 절대 욕심을 내지 않고 걸어서라도 완주한다는 마음으로 한발 한발 꾸준하게 달리면 누구나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며 “혼자가 아니라 회원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회원 가운데 최고령자인 조전훈(78세) 회원도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마라토너다. 2002년 마라톤을 시작해 2014년에는 LA마라톤에 참가할 정도로 마라톤 사랑이 넘친다.
“대회가 3월이라 달리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참가했는데 한낮 기온이 27도까지 치솟아 중간에 포기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다”는 조 회원은 “평소 동호회 활동으로 꾸준히 체력을 다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 회원은 일주에 4번 아침마다 호수공원을 달린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호수공원을 달리는 박 회장은 “평일에는 공원 3바퀴를, 일요일에는 6바퀴 달리다가 대회를 앞두면 스피드 훈련을 별도로 한다”며 “그 정도 연습하면 대회에서 완주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53번 풀코스를 완주해 그 기록증만으로 한 권의 책이 될 정도다. 2012년엔 동아일보대회 일반인 분야에서 마라토너들의 꿈인 서브3 기록(풀코스를 3시간 내 완주)을 달성하기도 했다. 
“달리기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정신적인 기량 즉,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의 연속이다”는 박 회장은 “서브3 기록을 달성하면서 얻은 성취감이 매 순간의 도전에 힘을 실어준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취미와 하는 일이 같은 회원들이어서 쉽게 친해지고 화합도 잘 돼요.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약사들이 먼저 건강해야죠. 약사들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문의: 밴드 건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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