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동 중앙로 ‘또 균열’... ‘터파기 공사 멈추고 원상복구’

지난 2월 세 차례나 땅꺼짐 현상과 도로 균열이 발생했던 일산동구 백석동 업무시설 인근 도로에서 12일 오후 또다시 균열 사고가 발생하자, 시공사인 요진건설산업㈜가 업무시설 터파기 공사장을 원상복구하고 사업성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오후 백석동 업무시설 신축 터파기 공사현장에서 차수벽 보강 공사 도중 흙막이 하부 지하수가 유출, 중앙로 5개 차선 가운데 2개 차선(4~5차로)과 인도에 각각 12.5m와 3.1m 가량 균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백석동 업무시설 인근도로에서 발생한 네 번째 사고로, 네 차례 사고 모두 업무시설 신축 터파기 공사현장의 지하수 유출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네 번째 사고가 이전의 세 차례 사고와 다른 점은 3차 사고 이후 20일 이상 차수벽보강공사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28일 새로운 공법으로 보강공사를 재개한 것에도 불구하고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고양시 건축과 담당자는 “차수벽 보강 공사가 62% 정도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존 차수벽에 문제가 발생해 지하수가 유출됐다”며 “공법의 차원을 떠나 최초로 만든 차수벽 결함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보수작업의 하나로 업무시설 건설현장에서 물막이 공사를 하던 중 유압이 강해 지하수가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심각하자 요진 측은 12일 지반침하와 도로균열이 발생한 이후 밤새 논의를 거쳐 지난 13일 오전 입장을 발표했다. 요진건설산업은 긴급 입장문을 통해 “연약지반으로 인한 지하수 유출과 함께 도로침하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저희 요진건설산업은 안정성이 확고히 확인될 때까지 업무부지 공사를 전면 중지하고 흙을 다시 되메운 후 공사 전으로 원상복구한 상태에서 사업성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히고 있다. 새로운 차수벽 보강공법을 시도한다 해도 연쇄 사고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요진 측이 내린 결론이다. 

요진 측이 건설하고 있는 원상복구하기로 한 업무시설 터파기 공사는 당초 지하 6층·지상 15층 규모의 건물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였다. 현재 터파기 공사는 27m 정도 깊이까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양시에 따르면 이 업무시설은 분양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측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할 건물이다. 고양시 건축과 담당자는 “4월말 나오는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안전대책위원들은 건축허가 전면 취소를 포함한 법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전대책위원들은 업무시설과 고양종합터미널 사이에 있는 강송로는 터미널 방향 차수벽보강공사가 지난 8일 완료된 이후 7일 이상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고 6개 차선 중 터미널쪽 3개 차선을 계획대로 15일 임시개통할 것으로 결정했다.      

고양시의회는 13일 건설교통위원을 비롯해 소영환·김필례·조현숙 시의원 등이 요진업무시설 앞 중앙로 도로균열 현장을 찾아 사고현황 보고를 받고 “공사를 중단하고 차수보강 공사를 했는데도 도로침하가 수차례 발생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주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철저한 예방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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