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反戰)

묵자(墨子)는 “남의 과수원에 들어가 북숭아나 오얏을 훔치면 그른 행동이라며 곧 잡아다 벌한다. 닭 돼지를 훔치면 그 벌이 더 엄하고 말이나 소를 훔치면 처벌은 더 엄해 진다.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그의 의복이며 창칼을 훔치는데 이르면 그 죄가 더욱 커져 벌이 더 엄해진다.

이를 통해 남에게 해를 주면서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정도에 따라 죄도 커지고 벌도 엄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천하의 군자들이 모두 그른 줄을 알아 의롭지 못하다고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지금 남의 나라를 공격하여 크게 불의(不義)를 저지르는 일에 대해서는 곧 비난할 줄 모르고 추종하고 칭송하며 이를 의(義)라고 말하니, 어찌 이것을 옮음과 그름을 분별할 줄 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今至大爲不義攻國則不知非 從而譽之謂之義 此可謂知義與不義之別乎)『墨子』<非攻上>”라고 규탄하였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려는 것은 기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묵자의 위의 말을 깊이 생각해볼 때이다.
<김백호·회산서당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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