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마을 도시재생 ‘첫발’... 놀이터 시범사업·공동관리 등

고양시가 뉴타운 개발 해제지역인 원당5구역을 대상으로 도시재생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원당5구역 일부지역을 ‘경기도맞춤형 도시재생공모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

시는 어린이와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내가 만드는 놀이터 시범사업’, 주민들 스스로가 마을기업을 만들어 관리하는 ‘마을 공동관리센터’, 주민들의 경제현황과 욕구를 조사해 실질적인 정책에 반영하는 ‘가계회계지원 사업’ 등 새로운 개념의 마을만들기형 도시재생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원당5구역은 원당초등학교 앞 단독·다가구 밀집지역. 고양시 구도심의 일반적인 문제와 낙후된 기반시설로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요구가 높은 지역이다. 개발이 장기간 억제돼 오면서 마을 곳곳에 깨진 아스팔트와 금이 가 있는 담장, 빈 터 등이 방치돼있다. 또한 2015년 원당 3구역 주민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근 원당3구역의 토지 소유주 중 채무세대의 평균부채액은 1억1000만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이 평균자산(2억3000만원)의 절반가량(1억1000만원)이 빚을 안고 있다.

낡은 공동주택지의 특성상 별도의 관리소나 안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최소한의 관리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양시 도시재생과 유호권 담당자는 “주민들이 원하는 주거환경, 도로개선, 상하수도 공사 등 환경개선을 우선에 두는 한편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원당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 시범사업, 지역주민 커뮤니티센터 등을 만들어 도시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줄 계획”이라며 “아직은 계획과 구상단계로 지역주민 설명회와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사업위치도

“우리가 직접 설계” 숨바꼭질 놀이터
지난해 5월 순천에서 만들어진 기적의 놀이 개념을 가져온 ‘내가 만드는 놀이터.’ 어린이, 학부모가 함께 공부하고 공간을 찾아내는 놀이터 워크숍을 거쳐 놀이터를 먼저 설계한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그림을 설계도로 만들어 현실 속의 놀이터를 설계하고, 시간을 가지고 조금씩 놀이터를 지어나간다.

한 곳에 놀이시설이 모두 모여있는 놀이터가 아니다. 원당초등학교 앞 어린이공원을 중심으로 곳곳의 빈터를 찾아내 어린이들이 원하는 그네, 미끄럼틀, 밧줄놀이 등을 설치한다. 중앙 놀이터에는 놀이터 지도가 설치돼 어린이들은 원하는 놀이터와 놀이기구를 찾아다니며 신나는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어르신들이 지키는 우리 마을 안전
타 지역에 비해 어르신 세대가 많은 원당 뉴타운 지역. 어르신들이 마을기업을 만들어 공동관리에 나선다. 공동택배, 방범, 소소한 주택 수리를 담당하게 된다. 원당초등학교 옆의 낡은 주택을 임대해 조성한 공동커뮤니티센터 1층에 마을관리소가 들어선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나 있을 법한 커뮤니티센터에는 마을카페, 어르신들을 위한 황토 안마방, 마을우물, 수다 사랑방이 생긴다. 공동마을 관리는 이미 부산과 인천구 등에서 ‘마을주택관리소’ 시범사업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어르신들에게는 마을을 관리하며 일자리도 생기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걱정 ‘뚝’
노후된 단독주택지에서 당장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세입자만큼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집주인들 역시 도움이 절실하다. 지역 주민들의 경제, 부채현황과 그로 인해 필요한 지원, 욕구 현황을 조사해 도시재생 사업의 정책적 틀을 만들어내는 가계회계컨설팅. 단순히 경제적 조사만이 아니라 복지, 욕구조사까지 합해 대상 지역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전문가들의 지원을 사업화할 수 있다.
도시재생 시범사업에 불거지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논란이 실제 거주 주민들의 상황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문제의식에서라도 반드시 병행되어야하는 사업. 가계회계상담소의 전문가가 철저한 보안 하에, 주민 자산과 부채에 대해 진단해 주민들이 자가진단의 기반을 제공할 수도 있다. 조사결과는 주거 안전망, 활동공간 안전망, 금융 안정망, 사회적자본 형성(지역단체 밀착형, 지역 재단 독립형, 컨텐츠 중심형 등), 사회적투자사례 등 실질적인 사업의 주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경기도맞춤형 도시정비 사업은 경기도가 주민 입장의 실현 가능한 도시재생 방안을 주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재생과 관련해 지역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발굴, 공모하는 사업. 사업주체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하게 되며 4월 19일까지 공모안을 마감하고 심사를 거쳐 최종 대상지역을 선정한다.

대상지로 선정되면 1억원의 사업계획비용이 반영되며 최종 사업이 선정되면 최고 60억원까지의 국도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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