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폭포에서 바라본 풍경.

 

[고양신문] 호수공원에 꽃들이 지천입니다. 봄을 맞아 꽃들이 한바탕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일찍 피는 꽃들은 이미 지기도 했습니다. 꽃들은 저마다 색깔이 다릅니다. 같은 종들은 대체로 같은 모양과 색을 띄지만 조금씩 다른 것도 있습니다.

꽃들은 제 모습대로 색깔대로 사람들과 곤충들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흰꽃, 노란꽃, 연보라꽃, 검보라꽃, 붉은꽃 등 제 몸에 새겨진 유전자에 따라 모두 다르게 자신을 드러냅니다. 꽃 피는 시기, 색깔, 향기, 그리고 모양 따위가 모두 다릅니다.

다른 꽃보다 빨리 꽃을 피우는 산수유나무, 생강나무는 노란 꽃을 피웁니다. 산수유 꽃은 꽃자루가 제법 길고 생강나무는 꽃자루가 짧아서 가지에 바짝 붙어 있는 모양입니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히어리 꽃, 개나리 꽃도 노랗습니다. 히어리 꽃은 꽃 여러 개를 실로 꿰어놓은 모양입니다. 진달래는 연보라 색을 띄며 잎보다 꽃이 먼저 핍니다. 진달래와 헷갈리기 쉬운 철쭉은 진달래보다 1달 정도 늦게 피어나겠지요. 철쭉은 진달래와 달리 잎이 나고 꽃이 피는데, 지금은 꽃망울을 조금씩 키우고 있습니다.

풀또기가 있습니다. 흰색과 연분홍 색깔을 드러내는 우리 특산종입니다. 호수공원 곳곳에서 화단 경계수로 자라며, 꽃을 피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뒤면 만개할 것입니다. 매화와 살구꽃은 이미 졌습니다. 아주 닮아서 구분하기 쉽지 않은 나무들인데,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으면 살구꽃, 꽃받침이 꽃잎 뒤에 바짝 붙어 있으면 매화입니다. 흰색과 보랏빛 꽃을 드러내는 백목련과 자목련은 꽃잎을 떨어뜨리고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있습니다. 조팝꽃은 양지바른 쪽부터 서서히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조밥처럼 작은 꽃들이 무더기로 난다고 해서 조팝나무인데, 작은 꽃이라도 암술과 수술 등 갖출 것은 모두 갖췄습니다.

수잔네 파울젠은 “꽃은 식물의 성기”라고 했습니다. 모든 꽃들이 그렇진 않지만, 꽃들은 대체로 암술과 수술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앙에 암술이 있고, 그 둘레에 수술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수술은 남성, 암술은 여성입니다. 수술에는 수많은 꽃가루들이 붙어 있습니다. 암술 끝은 끈적끈적해서 꽃가루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습니다. 까닭에 바람으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식물도 있고, 새들이 꽃가루받이를 하는 식물도 있지만 대개는 곤충들이 도와줍니다. 꽃들이 화려한 색상과 매혹적인 향기를 자랑하는 것은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 『호수공원 나무산책』 김윤용 작가.
호수공원 벚꽃들이 화려하게 제 모습을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벚꽃들 사이를 바쁘게 돌아다닐 벌을 생각하며 왕벚나무에 조심스럽게 다가갑니다. 그런데 지난해와 달리 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꿀벌은 14도 이상 온도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뭔가 자연이 우리들에게 재앙을 예고하는 게 아닐까 걱정입니다.

 

이렇게 수정하지 못한 꽃들이 떨어진다면 열매를 맺지 못하겠지요.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요? 레이첼 카슨은 환경책 고전인 『침묵의 봄』에서 이렇게 경고합니다. “불길한 망령은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슬그머니 찾아오며 상상만 하던 비극은 너무나도 쉽게 적나라한 현실이 된다.”

 

 

왕벚꽃나무 터널.

 

 

호수교에서 내려다 본  벚꽃.

 

 

진달래와 벚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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