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스피커와 빛의 진동으로 자동차 소리의 즐거움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오픈
도심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
생산 공정부터 랠리카 체험까지
아이·어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

 

[고양신문] 건축물 자체로도 큰 관심을 받았던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이 지난 8일 문을 열었다. 마치 하늘에 떠 있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건축물은 외관 공사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과연 이곳을 현대자동차는 어떤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것일까.

지난 18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방문해 그 궁금증을 풀었다. 한마디로 이곳은 ‘체험형 자동차 테마파크’다. 국내에 알려진 바 없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인지라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는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먼저 궁금한 점 하나. 유료인가 무료인가. 일부 공간은 무료다. 하지만 무료공간이라 할지라도 자동차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이들이라면 그 공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무료 체험공간은 14대의 최신 차량이 전시된 L층과, 현대자동차의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차량을 만날 수 있는 2층이다. 이 두 곳만으로도 즐길거리가 꽤나 많다.

 

L층 쇼케이스에는 현대자동차의 최신 모델들이 전시돼 있다.

14종 최신차량 한 곳에서 구경
우선 L층 쇼케이스부터 살펴보자. 이곳 쇼케이스에선 차량 판매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고객 편의를 위해 차량판매를 하지 않는단다. 판매를 하게 되면 차량을 살펴보는 데 관람객들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 세심한 배려다.

이곳에 전시된 차량은 모두 탑승이 가능하다. 외관만 살펴보지 말고, 과감히 차문을 열어보자. 그러면 안내자가 다가와 궁금한 점에 대해 답해준다. 전기자동차인 아이오닉과 소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해 이것저것 다 물었는데도, 머뭇거림 없이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안내 직원이 참 마음에 든다.

전기모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보닛을 열어봤고, 트렁크 바닥을 들춰내 배터리 크기도 가늠해 봤다. 출고가와 보조금을 계산한 소나타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일렉트릭 가격 차이까지 꼼꼼히 설명해준다. 다음으로 현대의 최고급 차량으로 이동했다. 옵션에 따라 1억원이 넘는 현대의 플래그십 모델인 EQ900의 앞좌석과 뒷좌석에 앉을 수 있다. 멀찌감치 창문 너머로 고가의 자동차 내부를 들여다봤다면 이곳에선 직접 타보고 편의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길.

사실 현대의 최고가 자동차는 EQ900이 아닌 대형트럭인 엑시언트다. 출고가 1억5000만원인 이 골리앗 차량은 의외로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인기짱이다. 운전석이 높아 친절하게도 계단이 설치돼 있는 게 특징. 등산하듯 차량 위로 올라 운전석에 앉으면 세상 다 가진 마초가 된 느낌이다. 팔씨름도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2층 무료전시 공간의 랠리카.

랠리카가 궁금해? 운전석에 앉아보자
2층에 가면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차량을 만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년 전부터 기술력 향상을 위해 월드랠리팀을 꾸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대회 차량은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모델인 i20이다. 대대적인 튜닝이 들어간 차량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볼 수 없는 i20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 WRC를 영상으로 접해본 이들도 많을 터, 이들에게는 진짜 랠리카를 타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랠리카의 꽉 끼는 운전석에 앉으면 안내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브레이크와 악셀레이터 페달을 직접 밟아보고 핸들에 달린 패들시프트(변속기)를 당겨보자. 랠리카를 타보고 처음 알게 된 점 두 가지. 와이퍼 작동 버튼은 조수석 발밑에 있다는 것과,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큰 쇠파이프가 꽂혀 있는데, 그게 핸드브레이크다.

 


4개의 테마로 구성된 유료전시

이제 본격적으로 1만원(어린이는 5000원)을 내고 유료 공간을 체험해 보자. 먼저 알아둘 것은 평일 방문이라면 상관없지만 주말 유료전시를 관람하고 싶다면 홈페이지 예약이 필수다. 1일 최대 관람객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유로전시는 크게 4가지 테마(▲자동차의 탄생 ▲자동차의 진화 ▲디자인 ▲WRC 4D체험)로 나뉘고 세부적으로는 17가지의 체험시설로 구분할 수 있다. 유료전시 관람시간은 빠르면 1시간 내외다. 평일 낮엔 관람객이 적어서 꼼꼼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취재를 한 날엔 3명이 한 팀으로 움직이며 안내를 받았는데, 일부 전시시설은 한 번 구동에 꽤나 많은 돈이 쓰일만한 시설도 있었다. 동행 관람객이 적어 고급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다.

 

실제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로봇팔의 구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첫 번째 유료전시 테마는 ‘자동차의 탄생’이다. 자동차의 근원인 철광석이 녹아 철판이 되는 과정, 차체 각 부위에 적용되는 강판의 종류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자동차 생산 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로봇팔로 도색·용접을 하고,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이다. 실제 국내 울산공장과 미국의 생산라인에 쓰이는 로봇팔들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은 버튼을 눌러 로봇팔로 원하는 작업을 해보는 것이다. 생각보다 큰 로봇팔이 ‘윙~ 윙~’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때문에 로봇에 한참 빠져있을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성인과 청소년들에게는 공장 견학을 대신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자동차 생산 공정 중 도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가장 길다는 점, 각 생산라인이 대부분 자동화라는 점들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한 생산라인은 품질테스트 라인이다. 생산된 모든 차들이 혹독한 검수과정을 마친 후 고객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더미 페밀리와 함께한 충돌테스트. 턴테이블 위 차량이 영상에 맞춰 회전한다.

충돌실험부터 공기저항 테스트까지
다음 테마공간에서는 조금 더 신기하고 시각화된 체험을 할 수 있다. 에어백의 위치를 확인하는 체험시설. 이곳에선 정면 에어백 외에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이 펼쳐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전시시설에선 더미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은 아이맥스 영화관 같은 곳에서 영상을 관람한다. 영상과 실제 차량을 접목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더미 충돌실험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영상 충돌실험이 끝나고는 찌그러진 진짜 차를 볼 수 있다. 만화영상이라 친근하지만 더미 가족들이 더미 충돌실험을 바라보는 이야기라 약간은 섬뜩하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흥미로워진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시설 일부를 가상으로 옮겨왔기 때문. 공기저항 테스트를 하는 풍동 실험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람을 타고 나온 안개가 차량을 어떻게 타고 흘러가는지 볼 수 있다.

 

 

차량 외부로 바람이 흘러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체험관에 첨단 예술작품이
자동차 기술과는 별 상관이 없지만 사운드를 시각화한 다음 공간은 유료 시설 중 3번째 손가락에 꼽을 만큼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창의적이고 환상적인 연주회를 짧게 감상할 수 있다. 엔진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물론 마세라티처럼 독특한 엔진음이 현대자동차에는 아직 없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긴 하다. 단점, 수천 개의 불빛이 깜빡여 어지럽다.

파워트레인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이 공간에 주목하자. 다섯 개의 유리 패널 사이로 엔진을 구성하는 부품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엔진 동력의 원리를 시각화한 파워트레인 전시체험공간이다. 엔진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기보단 시각화에 몰두한 나머지 다소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예쁘긴 하다.

다음은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곳,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철학을 예술작품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이곳에선 작품을 감상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즐기면 된다. 수백 개의 기둥이 살아 움직이며 여러 모양을 만들어 낸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이다. 사진보단 동영상을 찍어야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지인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 왠지 현대미술관에 온 듯하다.

 

 

WRC 차량 수리에 쓰이는 실제 공구를 이용해 타이어 볼트를 조여보자.

랠리카 4D 체험, 만족도 높아
마지막 유료 체험관이다. 경주용 차에 타보는 경험을 해보자. 3D안경을 쓰고 좌석에 앉으면, 멀미가 날 정도로 달리는 랠리카 조수석에 타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평소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체험공간이다. 안내자에 따르면 일반 4D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시뮬레이터라고 한다. 눈길과 사막을 드리프트하고 언덕을 점프한다. 점프한 자동차가 착지할 때의 충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앞에서 바람도 슝슝 나온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가장 멋진 유로체험 공간 중 하나다.

모든 유료체험이 끝나면 2층의 무료체험 공간인 WRC카가 전시된 곳으로 나오게 된다. 관람을 마무리하고 나서 보니 유료 공간도 좋았지만 역시나 가장 좋았던 것은 무료 공간인 1층 쇼케이스다. 아직 구매의사가 없는 소비자들이 현대자동차의 최신 차량 14대를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확인해 볼 수 있는 공간은 세상에 이곳뿐이다.

유료전시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가족나들이 하기에도 나쁘지 않다. 두 곳에 대형 카페가 있고, 4층에는 양식, 중식, 아시아 음식, 디저트 등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 일산에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긴 셈이니 고양시민들에겐 희소식이다.

 


규모   :   총 14개 층(지상 9층, 지하 5층)
시설   :   전시체험, 서비스센터, 카페(차량 판매는 하지 않음)
서비스센터   :   오전 8시30분 ~ 오후 5시30분(사전 예약제)
유로전시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  발권마감 오후 5시30분
가격   :   성인(1만원), 청소년(7000원), 어린이(5000원)

▲ 고양시민 특별 할인 - 성인 8000원(2000원 할인), 청소년 6000원(1000원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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