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공감공간 포토뉴스
백년 잣나무숲에 둘러싸인 1500종 식물들의 천국<공감공간> 장흥자생수목원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7.05.01 11:04
  • 호수 1319
  • 댓글 0



[고양신문] 요란하기보다는 은근하다. 유명하진 않지만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자자하다. 꽃 피는 봄날의 자연을 가장 멋지게 느낄 수 있는 곳, 장흥자생수목원을 찾아갔다.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꽃들

수목원은 고양시에서 지척의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조금은 요란스런 장흥 유원지 초입을 지나 돌고개 방향으로 개명산 북동쪽 산허리를 타고 들어가면 전체 면적 7만평, 조성 면적 2만평의 드넓은 수목원이 나타난다. 

공식 명칭은 ‘산림청 등록 제23호 양주자생수목원’이다. ‘자생 수목원’이라는 말뜻이 궁금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자연에서 스스로 자생하는 나무와 식물들을 중심으로 꾸민 수목원을 말합니다. 자연환경이 좋고 식생이 건강한 곳을 찾다가 10여 년 전 이곳에 수목원 자리를 잡았지요.”  
이종우 대표의 설명대로 수목원 뒤편으로는 수령 백년이 넘는 장대한 잣나무들과 하늘을 찌를 듯한 낙엽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수목원을 채우고 있는 식물종들은 주로 우리나라의 한수 이북에 자생하는 목본과 초본들이다. 키가 큰 교목들과 작은 키의 관목들을 골고루 심었다. 가장 반가운 것은 우리나라의 산야에서 자라는 야생화들이다. 어릴 적 시골에서 흔하게 봤던 풀들부터 만병초, 하늘말나리 등 식물을 좀 안다는 이도 여간해선 구경하기 힘든 희귀 초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크고 멋진 나무들도 좋지만, 사실 제일 예쁜 건 수수한 야생화들입니다. 물론 야생화의 참 멋을 발견하려면 아주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지만요.”


15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종 보유

장흥자생수목원이 차별화된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는 뭘까?
“경기도 인근에 유명세를 타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는 수목원들이 많지만, 사실 수목원이라기보다는 예쁘게 공간을 꾸민 화초 정원인 경우가 많지요.”

수목원의 존재 이유에 맞게 식물종의 보존과 보호 기능을 하려면 우선 식물종 자체가 풍부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전제조건. 장흥자생수목원은 산림청에서 진행한 유전자 식생 조사에서 공식적으로 1450종의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서 누락된 종까지 더하면 1500종이 넘는다. 고양, 파주, 양주 인근에서 가장 많은 종을 보유한 셈이다. 덕분에 개인이 운영하는 수목원으로는 경기 북부에서 유일하게 산림청 수목원에 당당히 등록되었다.  

장흥자생수목원은 ‘자연형 수목원’의 매력에 ‘계획형 수목원’의 장점을 더했다. 공간은 여러 가지 테마 정원으로 이어진다. 입구를 지나 분수가 물줄기를 뿜는 작은 연못 옆으로 난 경사로를 오르면 온통 철쭉동산이다. 빨간 색의 예쁜 구름다리를 건너면 고사리원, 앵초원, 민속식물원 수국원 등이 차례대로 등장한다. 발걸음을 따라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펼쳐지는 재미가 걸어온 길을 몇 번이고 되돌아가고 싶게 만든다.
“공간 조성의 원칙은 ‘자연스러움’입니다. 테마에 맞게 식물들을 모아놓았지만, 자연의 식생에 최대한 가깝도록 섞여 자라게 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가 사설 식물원 조성의 모범적인 케이스라는 말을 해 주더군요.”
이종우 대표의 자부심 섞인 소개처럼 곳곳에 돌을 깔아 길을 유도하고, 풍광과 어울리게 안내판을 설치하고, 나무와 수풀 사이로 울타리와 항아리, 석물 등을 보기 좋게 배치한 안목과 솜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발길 따라 이어지는 테마 정원

수목원을 찾아갈 땐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는 것이 좋다. 숲을 따라 조성된 까닭에 산책로도 경사로를 따라 나 있다. 계단을 제법 오르내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뒤편의 울창한 수풀을 따라서는 긴 자연생태관찰로가 이어진다. 형제봉과 개명산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등산의 출발지로 삼아도 좋을 듯.  
부대시설을 살펴보자. 수목원의 원래 취지에 따라 식당이나 매점, 숙박 시설은 운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쾌적하고 낭만적인 휴식 공간이 산책로 곳곳에 설치돼 있어 간단한 도시락이나 간식거리를 준비해온다면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멋진 만찬장을 차지할 수 있다. 쓰레기 처리 등 뒷 정리를 깔끔히 하는 것은 수목원을 찾는 이들의 당연한 예절.
휴식 공간의 형태도 파라솔, 원두막, 테이블 등 다양하다. 특히 삼림욕장은 넓은 나무 데크 위에 넉넉한 피크닉 테이블이 놓여져 가족 나들이 장소로 최적일 듯. 가까이에는 작은 동물농장과 온실도 마련돼 아이들을 동반한 나들이꾼들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소박하면서도 넉넉한 가족 나들이 공간

수목원 입구에는 작은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다. 허브차를 즐기며 나들이의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체험학습장에서는 자연물을 이용한 각종 만들기를 비롯해 다양한 생태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 수목원 바로 아래쪽에 식사와 숙박을 겸할 수 있는 연수시설도 조만간 개장할 예정이다.
“곳곳에 수목원이 많이 생기고 꽃이나 정원을 테마로 한 축제도 많이 열리지만,  식물을 이용해 화려함만을 연출한 행사들이 많아 제 눈에는 영 부자연스러워요. 다행히 식물 자체가 가진 매력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기는 이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풍요로운 자생 수목원을 가꾼 이의 정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드러낼 듯. 연휴가 이어지는 5월의 하루를 장흥자생수목원을 찾아가는 일정으로 할애해보자. 이 봄의 꽃잔치를 놓칠 순 없지 않은가.   

장흥자생수목원

주    소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309번길 167-35
입장료   대인 6000원, 소인 5000원, 경로 4000원
문    의   031-826-0933

장흥자생수목원을 가꾸고 있는 이종우 대표.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경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