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 '콩세알콩콩텃밭가꾸기'

[고양신문] 농부들의 손길, 발길이 바빠지는 농사철이다. 도심에서 텃밭을 가꾸는 이들에게도 이 계절이 분주하기는 마찬가지. 텃밭가꾸기 동호회인 ‘콩세알콩콩’ 회원들은 요즘 한 해 농사짓기를 궁리하느라 몸과 마음이 바쁘다.

겨우내 닫혔던 땅을 열고 씨앗을 심는 농부의 설렘이 담긴 듯한 이름의 ‘콩세알콩콩’. 주엽동 강선마을에 사는 이웃 24가족 74명으로 구성된 콩세알콩콩은 대부분 강선초등학교 학부모들이다. 2013년, 본격적으로 시행된 놀토를 보다 알차게 보내기 위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체험활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처음엔 강선마을에서 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공원로를 꿈과 문화가 있는 거리로 만드는 일에 나섰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텃밭가꾸기 활동을 하고 있다.
콩 하나는 하늘을 나는 새에게 주고 또 한 알은 흙속의 곤충에게 주고, 나머지는 우리 인간이 나눠 먹자는 옛 어른들의 지혜와 전통을 계승해가자는 의미로 ‘콩세알콩콩’이란 이름을 지었다.

회원들은 매주 일요일 아침, 텃밭에 모인다. 전 주에 심은 모종이 잘 자라는지 조심스레 살펴보고 물을 주는 것으로 텃밭에서의 하루를 시작한다. 텃밭가꾸기에 처음 나설 때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은 중학생이 돼 삽질도 제법 잘한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텃밭을 둘러보다가도
금세 자기들끼리 흙을 만지고 노느라 텃밭 일대가 금세 소란스러워진다. 풀이며, 곤충이며, 텃밭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겐 온통 흥밋거리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는 것도 회원들에겐 큰 기쁨이다. 직접 심고 가꾸는 먹을거리여서 그만큼 믿을 수 있고 양도 생각보다 푸짐하다. 텃밭을 가꾼다는 게 품이 많이 들다보니 회원들 간 관계도 더 끈끈해졌다. 일하는 중간에 새참
도 함께 먹고, 점심도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비빔밥이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
텃밭가꾸기를 시작한 지난해 가을엔 회원들이 재배한 배추와 무로 김장을 하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유윤정 회장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자연속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감성뿐 아니라 사회성과 자긍심도 길러줄 수 있는 체험활동”이라고 소개했다.

 

초창기 멤버인 김명희씨는 두 아이(중1, 초4)와 함께 참여하는데 “텃밭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따뜻한 이웃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며 만족해 했다.
두 아이(초4, 7세)를 데리고 텃밭에 나오는 김미정 회원은 “아이들이 텃밭에 씨앗을 심고 자라는 과정과 정성껏 재배한 채소들이 우리 식탁으로 올라오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는 이 경험이 너무 소중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유윤정 회장은 “학교, 학원, 집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생활에서 벗어나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텃밭이 바로 아이들의 놀이터”라며 “텃밭에서 자라는 작물처럼 콩세알콩콩의 아이들도 쑥쑥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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