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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광장 줄이고, 나무와 꽃 더 심었으면”일산호수공원, 녹지·생태공원으로의 성장 가능성
  • 이성오 기자
  • 승인 2017.05.29 15:11
  • 호수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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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일산호수공원, 녹지·생태공원으로의 성장 가능성
① 일산호수공원,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② 국내 도심공원 살펴보기
③ 해외 도심공원 살펴보기(홍콩 구룡공원·홍콩공원)
④ 해외 생태공원 살펴보기(홍콩습지공원)
⑤ 일산호수공원, 생태공원으로의 성장방향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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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장항습지와 호수공원 연계방안 고려 필요
생태전문인력 보강해 행정적 결정권도 갖게 해야


[고양신문]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심호수공원인 일산호수공원이 올해로 21살을 맞았다. 도심 인공호수공원으로는 국내 첫 번째로 만들어진 일산호수공원은 최근 문을 연 송도, 광교, 세종호수공원 조성의 모델이 됐다. 국내 각 호수공원 운영팀은 일산호수공원의 수질관리 노하우, 인공습지 보전방법, 아름다운 조경 등을 배우기 위해 일산을 찾는다.

하지만 만들어진 지 20년이 지난 지금, 일산호수공원이 과연 바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산호수공원은 한강하구와 물줄기를 연결할 수 있어 한강자연습지인 ‘장항습지’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한강을 바라보는 방향인 호수공원 서쪽으로는 대규모 도시개발사업(테크노밸리, 스마트시티, 영상방송밸리)이 예정돼 있다. 도시개발이 시작되면서 도심공원을 어떻게 하면 더 생태적인 모습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시민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또한 세계적인 도심 생태공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도시와 함께 20년간 성장해온 일산호수공원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전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공원의 모습은?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자. 시민들은 호수공원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길 원하나? 답은 명쾌했다. 압도적인 답은 ‘숲이 우거진 녹지생태공원’이다.(*온라인 설문 = 응답자 343명, 2017년 2월 19~28일,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메타세콰이어길과 장미원이었다. 대체로 조경이 좋은 곳,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인기가 많았다.

개선되어야 할 곳은 ‘콘크리트 광장’이었다. 이곳에 나무와 꽃을 더 심길 원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잔디, 나무, 풀, 물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길 원했다. 공원에마저 큰 광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편히 쉴 수 있는 나무그늘, 호수를 향한 확 트인 시야, 가볍게 거닐 수 있는 산책로를 기대했다.
 

일산호수공원의 습지구간은 이곳이 인공적으로 조성됐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이 구간을 한강과 연결하는 고민, 또한 반대편 석축이 있는 구간까지 습지화하는 고민들이 현실화 되어야 시민들이 원하는, 또는 그 기대를 뛰어넘는 진정한 생태공원으로의 성장이 가능하다.


지나치게 많은 광장, 녹지기능 축소 돼
설문조사에서 가장 인기 없는 곳은 인공 산(석계산)이 있는 한울광장이었다. 정발산역이 있는 일산문화공원과 연결된 한울광장은 호수공원의 정문인 셈인데, 그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삭막하기가 마치 넓은 사막을 거니는 느낌이다. 녹지공원과는 정반대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호수공원에는 한울광장을 비롯해 14개의 크고 작은 광장이 있다. 광장을 다 모아놓으면 그 면적이 호수 면적의 3분의 1이 넘을 정도로 큰데, 광장이 과연 시민들이 원하는 공간인지 되짚어 봐야 한다. 잠깐의 행사를 위해 1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공터로 남겨두기에는 아깝기 때문이다.

호수공원 설계에 참여했던 최원만 신화컨설팅 대표는 “광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호수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형태로 조성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호수공원 옆 ‘노래하는 분수대’가 광장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으니, 광장이 사라진다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


훌륭한 인공생태공원, 더 발전할 순 없나
일산호수공원은 한쪽은 인공의 모습으로, 한쪽은 인공생태습지로 조성돼 있다. 일산호수공원에서 더욱 자연과 가까운 곳은 호수의 북서쪽이다. 노래하는 분수대와 가까운 이곳이 더 자연친화적인 이유는 호수 때문이다. 달맞이섬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생태계를 가진 이곳은 습지를 인공적으로 조성한 인공생태습지다.

이곳이 생태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호수 가장자리가 인공 석축이 아니라, 식물이 뿌리 내릴 수 있는 흙으로 자연스럽게 경사져있기 때문이다. 사면 처리된 이 구간에는 갈대와 꼬마부들이 위로 올라와 있고, 라벤다와 가시연꽃이 꽃을 피운다. 60여 종의 수생식물 사이에서 300여 종의 곤충, 32종의 어류가 서식한다. 이런 공원의 모습은 생태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지만 경관 자체가 주는 자연스러움 때문에 시민들의 친수적인 만족도가 인공석축 구간보다 높다.

호수 면적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달맞이섬 남쪽 인공호수에는 잉어들만 서식할 뿐, 곤충이나 새가 날아들지 않는다. 커다란 어항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인공호수 구간에 비해 자연호수 경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며 생태교육현장으로의 활용도가 높다.

현재 이용객의 만족도가 친수성이 높은 친자연적인 공간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공호수 구간의 인공적 호안처리를 자연호수 구간의 자연사면 처리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산호수공원에서 한가롭게 자연을 즐기는 시민들. 시민들은 인공광장을 줄이고 녹지를 더욱 늘릴 것을 주문했다.


한류천 통해 한강과의 연계성 고려
물과 물은 만나야 하고 흘러야 한다. 호수라 할지라도 작은 물길이 흘러들고 나가기 마련이지만 일산호수공원은 태생적으로 막혀있는 곳이다. 유입수 전량을 한강 상류에서 인위적으로 공급받고 있고 이 물이 다른 천으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호수공원의 아랫말산 바로 바깥에서 한류천이 시작된다. 수변공원으로 만들어진 한류천 구간은 인근 K-컬처밸리가 조성되면 친수공간으로의 활용도가 높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물을 이어주는 것이다. 이곳을 이어주면 한강과 호수공원이 만나게 되므로 생태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한동욱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본부장은 “한강 하구인 장항습지에서 뛰어놀던 고라니들이 호수공원에서 먹이를 먹고갔다라는 기사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며 “호수공원을 생태공원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생물의 서식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호수공원은 이미 1302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복잡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며 “생태통로를 만들 때에도 세심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생태통로 구축이 어렵다면 최소한 사람들의 발길을 이어주는 친수공간으로의 연계성 만큼은 고려해 봐야 한다. 호수공원 옆 한류천이 향후 조성될 K-컬처밸리와 테크노밸리를 지나 장항습지가 있는 한강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 하천을 생태적 공간으로 조성·개발한다면, 즉 호수공원과 잘만 연계한다면 동식물들은 물론 인간에게도 물길과 녹지를 따라 거닐 수 있는 좋은 통로가 생기는 것이다.


 


생태공원화 위한 전문인력 보강 절실
생태공원 강화에 앞서 시행돼야 할 것이 있다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준비와 설계다. 광장을 줄이고 나무를 심는다면 어떤 나무를 어디에다 심어야 할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또한 갈대와 부들의 증식을 어느 선에서 조절해야 할지도 판단해야 한다. 지표 동식물 중 어느 종이 이번 계절에 사라졌는지, 철새와 나비가 오게 하려면 어떤 곤충과 식물들이 필요한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을 자연답게 가꾸고 먹이사슬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일이다. 탐방로를 어디까지 설치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생태 전문가가 필요하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공원 관리의 최종 결정은 결국 해당 공무원들이 한다. 하지만 공무원 중에는 그것을 결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전문성이 요구 될 때마다 자문을 구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

현재 일산호수공원은 시민 전문가 집단에게 모니터링을 맡기고 있지만 그 단체에 대한 지원이 미미하다. 시민단체가 생태공원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일부에선 공무원들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조사와 관리는 시민단체의 몫이나 행정적 결정권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생태공원 관리 인력에는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각 분야별(곤충·조류·식물 등)로 박사급 전문가가 공무원으로 채용돼 상주해 있는 경우도 많다. 계절별 모니터링 계획을 세우고, 장기적으로는 공간변화도 모색한다. 계절별로 미세한 변화도 감지해 내야 한다.

한 시민활동가는 “행정적 결정권을 가진 전문가들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무작정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시민들의 전문성에만 기댄다면 그것만큼 아마추어적인 행정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준비·설계 단계에서부터 분야별 전문가를 채용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공원 생태화를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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