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배돈환 경북농원 대표

[고양신문] “아기 손톱 크기처럼 작고 앙증스러운 미니온시디움(판타지아)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창릉천 뚝방너머(흥도로, 도내동)에서 꽃농사를 짓는 배돈환(68세) 대표. 15년 전 무역업을 하는 동생과 함께 대만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동생 지인으로부터 미니온시디움 한 촉을 선물받아 애지중지 키우기 시작했다.

배 대표는 키도 크고 손도 큼지막하다. 그러나 섬세한 손길과 일반 온시디움 키우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몇 년 동안 하나하나 포기나누기 재배법으로 번식을 시켰다.

배 대표는 “미니온시디움도 정성스런 마음을 알았는지 쑥쑥 잘 자라줬고, 650평의 농원 재배 배드가 점점 채워졌다”고 한다. 
배 대표가 꽃 재배를 시작한 70년대 무렵엔 일반 온시디움을 비롯한 서양난을 전라도 광주 지역으로 많이 출하했다. 하지만 이젠 지방에도 꽃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아 요즘엔 한국화훼농업 경매장 등으로 유통한다.

그가 자식 같이 여기며 키우는 온시디움은 브라질 멕시코가 원산지다. '순박한 마음'이란 꽃말만큼이나 수수하면서도 아주 매력적인 양란의 한 종류다.

스페인 고유 의상을 입은 소녀가 춤추는 듯한 모양 때문에 '댄싱플라워'라고도 불린다. 부지런하게 일손을 도와주는 아내와 함께 꽃농사를 하는 배 대표는 “일반 온시디움도 예쁘지만 미니온시디움은 작아서 더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겨울에도 영상 13도 정도로 온도를 유지해주면 그윽한 향기와 함께 오랫동안 예쁜 꽃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4년 전부터 다육식물도 함께 재배하는 배돈환 대표가 꽃농사를 시작한 것은 1964년부터다.

그 당시 서울 뚝섬에서 5촌 아저씨의 꽃농사를 도와주다가 배 대표가 세 명의 동생과 함께 꽃농사에 손을 댔다. 그때는 국화, 채송화, 고무나무 위주의 그리 많지 않은 품종을 재배했는데, 화훼농가수도 국내에선 열 손가락 꼽을 정도로 적었다.

하우스도 대나무 골조로 만들고 물도 펌프로 퍼올려서 하나하나 물조리개로 꽃농사를 짓던 시절이었다. 배 대표는 1975년 뚝섬에서 고양의 지축동으로 농장을 옮겼다. 경기가 좋아서 그때까지만 해도 신바람나게 일을 했다. 이후 1986년 무렵 지금의 창릉천 뚝방 너머로 오게 됐다.

배돈환 대표는 “원당농협 작목회원들과 농협 2층 강당에서 꽃전시회를 2년 동안 했는데 반응이 좋았고, 그게 계기가 돼 꽃박람회가 열렸다"며 “요즘 꽃박람회는 꽃농가를 제외한 업체들과의 행사여서 서운함이 크고, 난 전시회도 다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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