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식물과 쓰레기로 덮였던 창릉천 둔치에 화사한 유채꽃밭이 펼쳐졌다. 5월 초에 촬영한 풍경.

 
[고양신문]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식물과 쓰레기로 가득했던 창릉천 하구 천변이 5월 한 달 동안 화사한 유채꽃밭으로 변신했다. 개화 기간 동안 천변을 지나거나 자전거길을 달리던 이들은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뜻밖의 광경을 마주하며 탄성을 터뜨리며 사진을 찍곤 했다. 

(사)자연보호고양시협의회(회장 최훈석, 이하 협의회)가 중심이 돼 유채꽃밭이 조성된 곳은 창릉천이 행주산성과 만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마지막 구간인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 317번지 일원이다. 봉대산 아래 강고산마을에서 방화대교 교각 아래까지 1km 남짓 이어지는 둑길 아래의 둔치로, 창릉천 하구와 행주산성, 자전거길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품은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아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등 외래 유해식물이 번성하고, 상류에서 떠밀려 온 쓰레기들이 방치돼 지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때문에 매년 개최되는 고양 바람누리길 걷기축제에서도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천변 정화활동을 펼치곤 했다.

변신의 움직임이 시작된 건 지난해 5월이다. 매화정마을 선중권 통장이 “천변 환경을 정비해 나들이꾼들이 찾아오는 생태적인 명소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에 지난 총선에서  ‘창릉천 생태공원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재호 의원 지역사무소가 호응을 해 협의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10월 5000평의 부지를 정비해 1차로 유채꽃밭을 조성했다.

올해에는 고양시로부터 사업비가 지원되면서 조성 면적을 대폭 늘려 지난 3월 유채씨를 파종하며 본격적인 유채밭을 만들었다. 외래식물을 제거하고 부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협의회 회원들과 지역주민들의 협력이 빛을 발했다. 강고산마을과 매화정마을, 행주 14통 등 인근 전통부락 주민들은 포크레인과 트랙터 등 중장비를 끌고 나와 마을 하천부지를 되살리는 일에 힘을 보탰다. 지역 기업인 에덴녹화산업(대표 김태식)은 꽃밭 조성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과 전문 인력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노력들이 모아져 지난 한 달 동안 2만 평의 드넓은 유채꽃밭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향후 창릉천 생태꽃밭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는 가변적이다. 올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밭과 메밀꽃밭을 조성할 예정이다. 최훈석 협의회장은 “일차적으로 외래 식물을 제거하고 생태공원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작업을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토양과 환경에 맞는 품종을 지속적으로 실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행주산성, 강매석교 등 역사 유적과 연계해 ‘자연과 이야기가 있는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생태하천과 관계자는 “생태하천 보전을 위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드린다”면서 “인근 행주산성과 연계해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명품 공간이 만들어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5월 30일 촬영한 모습. 유채꽃이 지고 나면 코스모스와 메밀꽃밭을 조성할 예정이다.
생태꽃밭 앞의 창릉천 하구 모습. 행주산성과 이어지는 풍광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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