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주민이자 왕성한 활동 펼치는 문학 전도사

시집 '코딩' 표지
하재일 시인.

충남 보령에서 출생한 고양시 중산마을 거주 시인 하재일씨가 시집 ‘코딩’을 시작시인선 227번으로 출간했다. 하재일 시인은 1984년 월간 '불교사상' 만해시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해 시집 ‘아름다운 그늘’ ‘선운사 골짜기 박봉진 처사네 농막에 머물면서’ ‘달팽이가 기어간 자리는 왜 은빛으로 빛날까’ ‘타타르의 칼’ ‘동네 한 바퀴’, 청소년시집 ‘처음엔 삐딱하게, 공저’ 등의 책을 출간했다. 

시집 ‘코딩’은 오랜 시간 교단에 머물며 체득한 경험들을 시의 질료로 삼아 현실과 윤리 사이에서 충돌하는 내면의 이야기들을 때로는 위트로 때로는 구수하게 잘 풀어낸 시집이다. 그의 시는 간결하게 현실을 고발하면서도 현실 안에서 갈 곳 없어 떠도는 시인의 영혼을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구현해내고 있다. 잘못된 사회적 통념에 저항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투신하는 여고생의 모습에서도 보이며 기러기 아빠의 죽음에서도 투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애인이 생긴 학생과의 대화를 담은 ‘건이의 대답’에서는 사랑이라는 말없이도 그들의 어여쁜 연애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시집 제목인 ‘코딩’이라는 말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다른 말로 C언어, 자바, 파이썬 등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시인이 코딩을 시집의 제목으로 정한 것은 아마도 이런 코딩이라는 프로그램처럼 사회와 현실이라는 프로그램 속에서 방황하는 우리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의 간명하면서도 진솔한 시의 화법은 그만의 또 다른 언어의 힘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사회적 선입견 앞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음을 몸소 증명해보이고 있는 또 하나의 은유이다. 

시집 '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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