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 송산동 주민자치위원장

“67년에 처음 콤바인이 나왔는데 사는 사람이 없어. 30년전 얘기지. 내가 오래 살았어.”

송포면사무소 초대 면장을 지냈던 양재찬(72) 주민자치위원장은 송산동 옛지명 노루뫼에서 대대로 살아온 남원 양씨 문양공 후손이다. 23년 공직생활에 이어 송산동 주민자치위원회 일까지 맡아 그야말로 지역의 산 증인.

걸어서 1시간이나 걸리는 송포면 사무소까지를 다니며 얻은 별명이 ‘짠지 면장’.

“부지런히 가다보면 아리랑 새참을 먹을 시간이 돼. 그럼 옆에서 누가 불러. 그래도 대답을 안하고 가지. 근데 가끔 술한잔을 짠지 한쪽이랑 먹고 갔는데 그래서 그런 별명이 생겼지.”

진흙탕이던 그 길은 지금 4차선 확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당시에는 송포 송산동이 곡창지역으로 고양군에서도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고양군수가 불러서 회의를 하는데 우리가 안가면 회의를 못해. 우리 지역의 쌀이 워낙 많으니까. 그전에야 굶기를 밥먹듯 했어.”

노루뫼에는 현재 양씨 일가가 36세대 살고 있다. 논농사로 지역이 이름을 날릴 시절에는 노루뫼 어디냐고 물으면 구파발에서도 가르쳐주었다며 양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한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주민자치위원회를 이끌고 새로 서예공부를 시작하는 등 정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가좌지구 개발에 따른 민원과 관련 분명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먼저할 게 있고 나중에 할 게 있는데. 아파트 세우고 이제 도로 학교 세우려면 힘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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