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 ‘장욱진과 나무’ 전

근현대미술의 길을 연 서양화의 거장
평생 반복해 그린 ‘나무 그림’ 한 자리에
영상실, 유품전시실 등 상설전시실 새 단장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한국근현대미술의 거장 장욱진(1917~1990) 화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SIMPLE 2017 - 장욱진과 나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순수한 내면과 자연친화적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의 길을 개척한 대표적인 서양화가 중 한 명이다. 동경국제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한국전쟁 이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작품 창작을 위해 스스로 교수직을 그만두고 창작에 전념했다. 격식과 권위에서 벗어난 그림을 그린 그는 “나는 심플하다”는 말을 스스로의 모토처럼 되뇌이며 성인과 어린아이가 모두 좋아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나무’는 장욱진의 예술 인생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다. 화가는 해와 달, 산과 오두막, 가족과 이웃, 까치와 개가 어우러지는 풍경 중심에 나무를 크게 그려 넣은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이 딛고 선 작은 세상이자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삶을 추구했던 작가의 이상이도 하다.

전시는 그의 삶의 궤적을 따라 덕소 시기, 명륜동 시기, 수안보 시기, 용인 시기를 기준으로 구성되었다. 순서대로 그의 작품들을 일별하다보면 시기에 따라 나무의 형상과 색채도 변모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그림은 후기로 갈수록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더 단순하고 해학적인 모습을 띄기도 한다.
 

무제, 캔버스에 유채, 1968
나무(A Tree), zosqjtmdp dbco, 1981


100주년 기념전에 발맞춰 미술관 2층의 상설 전시공간도 새롭게 단장했다. 이곳에서는 장욱진의 생애와 미술세계를 만날 수 있는 여섯 개의 공간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청동으로 만든 장욱진의 두상을 만난 후에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장욱진의 대표작들을 만난다.

새롭게 단장한 영상실에 앉아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도 빼놓아선 안된다. 전시를 준비하며 새롭게 제작한 18분짜리 영상물에는 장욱진의 제자와 후배들이 여러 명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각자의 분야와 장르에서 내로라하는 작품세계를 구축한 거장들이다. 그들의 입을 통해 장욱진 화가와의 추억이 담긴 회고를 듣노라면, 장욱진 화가가 한국 화단에 드리운 깊고도 소중한 존재감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오브제의 방도 흥미롭다. 이전까지 영상실로 사용했던 공간의 계단식 구조를 활용해 장욱진의 유품들을 진열했다. 그가 사용했던 미술도구와 책, 안경과 파이프, 가루담배 케이스와 커피 그라인더 등 화가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작고 아기자기한 일상의 소품들이 관람자들의 발길을 붙든다.

상설전시장의 마지막 공간인 화가의 아틀리에에는 흰 벽을 배경으로 장욱진 화가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흑백사진들이 멋스럽게 걸려 있다. 세상을 떠난 지 2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그림은 여전히 따뜻하고, 무엇보다도 새롭다. 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전과 새롭게 단장한 상설전시실은 풍요로운 미술적 자산을 우리에게 남겨 준 장욱진 화가에게 보내는 가장 적절한 헌사다.  

나무(A Tree), zosqjtmdp dbco, 1981


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전
‘장욱진과 나무’

기간 : 8월 27일까지
전시장소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문의 : 031-8082-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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